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 청원에 대다수가 동의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무능과 언론 대응 문제, 독단적 회무 등 잘못된 행보를 반복해왔다는 지적이다.
2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조병욱 대의원은 '대한의사협회 제 42대 회장 임현택 불신임 청원의 건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의협 임현택 회장 불신임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1689명으로 85.2%를 차지했다. 불신임 반대 의견은 293명으로 14.8%에 그쳤다.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27일까지 진행된 이 설문조사엔 2056명이 참여했으며, 응답자는 1989명이었다. 응답자 중 이름이나 의사 면허번호 오기 및 찬반 복수 응답 등 7개의 무효 응답을 제외한 유효 응답은 1982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임 회장 불신임 찬성하는 이유로는 '별도 의견 없음'이 923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무능(181명)', '언론 대응 문제(143명)', '독단적 회무(138명)', '인물 대안 필요(13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전직 전공의, 휴학 학생 지원', '정책 대응 문제', '집행부 구성 문제'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불신임 반대 이유는 ▲회장 신뢰(무응답 포함) ▲단합을 해야 할 때 ▲조사 관련자나 대의원회 비난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 등이 꼽혔다.
이와 관련 조병욱 대의원은 "임현택 회장의 무능을 지적하는 회원들은 그가 회장이 되기 전까지 보인 행보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회장 당선 후 보인 모습에 실망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며 "특히 간호법을 막지 못한 것은 무능이고 이는 회원들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니 불신임을 해달라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 능력에 대한 문제 제기 뿐 아니라 아예 다른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 또한 많았다"며 "이는 불신임을 넘어 의협을 이끌어 가야하는 리더로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는 내용 모두를 함축하는 의견이다. 이 중에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회무가 정치권 진출을 위한 사리사욕 챙기기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는 임기 초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회피한 채, 대통령실이나 보건복지부만을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특히 간호법과 관련해 여당과 야당을 가릴 처지가 아님에도 여당 바라기만을 했다는 비판이다.
정책 대응과 관련해선 대회원 교육자료가 없는 것은 문제로 지적하는 의견이 있었다. 집행부 상임이사진 역시 문제로 지적됐는데, 회원들의 의견과 동떨어진 생각을 언론에 발언하면서 반감을 샀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 대의원은 지난 6월 있었던 임 회장의 "전공의 문제에 대해 손 뗄까요" 발언을 지적하는 한 사직 전공의의 의견을 조명하기도 했다.
이 전공의는 "어려운 상황에서 뽑힌 대표를 최대한 믿고 지지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다"며 " 하지만 의정 농단이 시작되고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정부뿐 아니라 의협 및 임 회장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 외에 실질적인 손해를 보는 집단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 의협 회장이라는 사람이 '전공의 문제에 대해 손 뗄까요'라는 워딩을 사용했다"며 "이것만으로 그가 이 사태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다른 것들은 더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집행부 측이 이 설문조사를 소수 의견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숫자도 2000명에 불과하고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그 반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져도 공신력을 가지는 만큼, 이번 설문조사 역시 사실상 공개투표와 같다는 게 조 대의원의 반박이다.
이와 관련 조 대의원은 "지난 7월 임 회장은 불신임 의견과 관련해'의협 회무를 흔들고 싶어하는 일부의 바람'이라고 말했다"며 "이제는 '의협 회무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일부의 바람'이라고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임현택 회장은 역대 최고의 지지율 65%로 당선됐다고 자랑했지만, 회무를 시작한 지 5개월이 된 지금 회원의 85%가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을 찬성하고 있다"며 "하루하루 언론을 접하기 무서울 정도로 의협 집행부는 잘못된 행보를 반복해 왔고,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아달라는 의견들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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