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이나 당뇨병 발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RNA의 새로운 결합 방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융합의과학원 지성욱 교수팀은 최근 마이크로 RNA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로 유전자에 결합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지 교수팀은 마이크로RNA가 단백질 합성 명령을 전달하는 mRNA와 결합할 때 상보관계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그 부분을 찾아 결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마이크로RNA와 mRNA는 말단 6개의 염기 서열이 정확히 맞아야만 결합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즉, 마이크로RNA가 상보적 염기서열을 가진 mRNA외에도 더 많은 mRNA를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실제로 지 교수팀이 쥐의 대뇌피질과 자궁경부암 세포를 통해 이를 실험한 결과 이 같은 mRNA는 마이크로 RNA에 조절되는 mRNA의 약 20%에 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마이크로RNA는 지난 1993년 Victor Ambros 연구실에서 최초로 발견한 생체 물질로 아고너트(Argonaute)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여러 유전자의 mRNA를 인식, mRNA의 단백질 생성 기능을 억제한다.
마이크로RNA의 이 같은 작용은 유전자 발현의 중요한 기전 중 하나로서 정상상황에서는 세포의 분화와 성장에 관여하나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는 암 및 퇴행성 질환, 당뇨병 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 교수팀이 마이크로 RNA의 활용범위를 극대화하면서 암, 당뇨병 등 유전자 이상 질병의 근원 유전자만 억제하는 마이크로 RNA 기반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융합의과학원은 이번 지성욱 교수의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마이크로 RNA의 특성을 이용한 RNA 기반 치료제 및 치료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정명희 삼성융합의과학원 원장은 "이번 연구로 질병 발생 기전이 더욱 명확해지면서 더 많은 유전자를 타겟으로 맞춤 치료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Nature의 자매지인 'Nature Structural and Molecular Biology'(IF:12.273)에 속보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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