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명령에 따라 예비군 훈련 보내야 하는데, 재활의학과 대진의는 구할 수 없고…진료비 환수 너무 한 것 아니냐!"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예비군 훈련을 간다면 대진의를 구해야 할까?
서울행정법원 제14부(부장판사 진창수)는 최근 H요양병원이 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기각했다.
공단은 지난해 7월 H요양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하지 않은 기간에 전문재활치료료를 청구했다며 2800여만원 환수처분을 내렸다.
H요양병원에서 근무한 재활의학과 전문의 J씨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3차례에 걸쳐 각각 1일, 1일, 3일 예비군 훈련을 갔다.
이와 함께 재활의학과 전문의 L씨는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세차례 4일, 3일, 4일간 일본 연수를 다녀왔다.
문제는 이들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이 예비군 훈련, 해외연수를 간 동안 대진의를 두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요양급여기준에 따르면 전문재활치료료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한 때에 한해 산정할 수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게 공단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H요양병원 측은 "현실적으로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턱 없이 부족해 2명 이상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H요양병원은 "예비군 훈련은 반드시 보내야 하는데, 문제는 대진할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의사가 없다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향토예비군설치법 상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예비군 훈련을 가면 대진의를 채용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H요양병원은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해외연수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데, 단 몇 일 근무하지 않았다고 해서 진료비를 환수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H요양병원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휴가기간이 비록 단기간이라고 하더라도 환자들이 대부분 고령이거나 뇌병변을 앓고 있어서 특성상 사전처방이나 물리치료사에 의한 독자적인 재활치료는 예기치 못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 허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휴가기간 동안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활치료를 하고, 요양급여비를 받은 것은 부당청구에 해당한다"면서 공단이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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