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내외 제약사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은근슬쩍 영업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i1#실제 다국적 A제약사 근무 의사는 2일 "회사에서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세일즈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모 대학병원은 내가 잠시나마 몸 담았던 곳이다. 아는 교수가 많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실제 어떤 패턴으로 약을 쓰는지도 얼추 알고 있다. 회사는 이를 이용하고 싶어 한다. 바로 인맥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래도 한국 사회 특성상 같은 의사거나 동문 등으로 얽히면 약 처방이 잘 나온다. 이런 역할까지 할 줄 알았으면 제약사 오기 전에 좀 더 많은 선생님을 알고 지낼 걸 그랬다"며 웃음 지었다.
국내 B제약사 의학팀 임원은 제약의사의 세일즈 관여는 하나의 트렌드라고 봤다.
그는 "2~3년 전에 다국적 C제약사에 다닐 때 바뀐 사장이 세일즈를 요구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제는 당연히 의사도 제약 영업을 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마케팅팀과 동승해 병원에 자주 방문하는 편"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물론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세일즈를 해보니 우리만큼 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의사가 직접 의사에게 약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큼 확실한 것이 어딨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특히 동문을 만나거나 같은 수련병원 출신을 만나면 마케팅에 수월한 편이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동질감을 느끼면 통하는 사회다. 바야흐로 제약의사도 영업에 동원되는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
이런 일부 제약의사들의 영업 활동은 대학병원 교수들도 감지하고 있었다.
건국대병원 모 교수는 "많지는 않지만 언제부턴가 제약사 PM과 의학팀이 같이 방문하는 경우가 생겼다. 영업사원 역할도 중요하지만 의사가 오면 임팩트가 다른 것은 사실이다. 특히 동문은 더 그렇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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