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전공의 교육 시스템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의평원 연구개발위원회 채수진 간사(아주의대 의학교육학)는 14일 대전에서 열린 '전공의 교육 심포지엄'에서 2010년부터 준비해온 전공의 수련교육 프로그램 평가기준을 발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의대 관계자들은 방대한 사업을 추진한 의평원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도 일부 우려를 제기했다.
의평원, 전공의 수련교육 인증기준(안) 제시
의평원 연구개발위원회가 최근 완성한 '전공의 수련교육학회 교육 프로그램 인증기준(안)'은 ▲교육목표 ▲교육과정 ▲전공의 ▲교수자 ▲교육환경 및 교육자원 ▲운영 및 체계 등 6가지 평가영역을 구분해 총 39문항으로 정리했다.
의평원은 14일 전공의 교육 심포지움에서 수련교육 평가기준을 제시, 이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가 항목별로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목표' 항목에서는 교육목표 설정과 교육목표 인지 여부에 대해 평가하고,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 체계, 교육과정 구성, 전공의 학습평가, 교육과정평가 등을 진행한다.
또 '전공의' 항목에선 전공의 선발정책과 근무조건에 대해, '교수자' 항목은 교수자 자격과 교육담당 기구 및 인력 구성에 대해 각각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교육환경과 교육 자원' 항목에는 교육환경과 시설 및 설비, 다른 시설과의 해외에서의 교육 등을 평가항목에 포함시키고 '운영 및 체계' 항목을 통해서는 행정과 재정, 지속적 개선 여부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이는 세계의학교육연맹(WFME)이 제시하고 있는 기준을 기본으로, 한국에 맞지 않는 항목을 제외하고 한국 의료환경에 맞도록 기준을 새로 정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채 간사는 "최종 마무리 작업을 마쳤지만 아직 미완성 단계"라면서 "일부 학회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평가를 거쳐 현실성과 타당성, 신뢰성에 대해 검증을 받고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가 주체는 각 학회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게 아니라 윤리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전문가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는 차원의 기준"이라고 했다.
"또 하나의 평가는 곤란" vs "자문평가에 불과"
하지만 이날 교육수련부장들은 "또 하나의 평가기준만 늘리는 게 아니냐. 현실성이 있느냐"는 우려를 쏟아냈다.
모 병원 교육수련부장은 "현재 학회가 실시하는 수련실태조사와 병원협회 병원신임평가위원회의 병원평가 이중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 전공의 수련교육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안덕선 의평원장
모 학회 수련교육이사도 "교수 80%가 이같은 논의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인데 적용가능할 지 의문"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수련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는데 학회 임원을 어떻게 설득해야할지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의평원 안덕선 원장(고려의대 성형외과)은 이는 '인증평가'가 아니라 '자문평가'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즉, 전공의 수련교육의 질을 상향평준화하는 데 필요한 일종의 컨설테이션(Consultation)으로 생각해 달라는 얘기다.
그는 "전문가로서 전공의 수련교육에 대해 내부적으로 자율적인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면서 "처벌을 가하는 것보다 수련교육 기준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확산시켜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덕선 원장은 "한국의 수련과정은 학회가 큰 비중을 갖는 시스템이 아니다"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학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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