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사협회(회장 노환규)의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요구 광고와 의료분쟁 휩싸인 전공의를 위해 모금 운동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에 의료계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의협 정책이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되는 게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25일 모 시도의사회 회장은 "의협 집행부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 시도의사회장들도 모른다"면서 "황당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의협이 보건복지부장관 대화를 공개 요청하는 광고를 내겠다거나 전공의 관련 모금을 하겠다는 것을 일방 통보식으로 하달하고 있다"면서 "전공의 위로금 모금에 대해서도 오늘에서야 전해들었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2년 전 모 전공의가 격무에 시달리다 항암제를 잘못 투여해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있다며 유가족에 위로금을 모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모 대학병원 전공의 사망 사건을 과로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짓는 것도 위험할 뿐더러 의료분쟁을 의료사고로 단정하는 것도 위험천만"이라며 "전공의 모금은 의협이 나서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복지부 장관 면담 요청을 일간지 광고로 낸 것도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부 장관을 정말 만나고자 한다면 꼭 광고를 통해 면담 요청을 했어야 했냐"며 "복지부가 권위주의에 물든 것처럼 비아냥댄 후 소통하자고 하는 것은 면담 의지가 없는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개인 소신에 불과한 광고는 의협 회장이 직접 자기 이름으로 돈을 내고 해야 한다"면서 "노 회장이 전지전능한 신도 아닌데 여러 사람과 토론한 후 결정하는 자세가 부족한 게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의협은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해야만 의료계가 결집하고 조직이 갖춰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소통 방식에 불만이 많지만 내부 분란으로 비춰질까봐 꾹 참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다른 시도의사회장도 의협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면담 요청 광고가 나갈 걸 몰랐다"면서 "지난번 의사대표자대회와 같이 시도의사회장단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에서조차 처음부터 논의를 구체적으로 하지 못하고 결정해 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신임 집행부가 의협 플라자 등에 글을 올림으로써 소통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이미 일이 진행된 이후에 시도의사회장에게 알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달 중순 시도의사회 대표 3명을 뽑아 집행부와 중요 정책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쳐 진행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다 의견을 모을 수는 없겠지만 세부적인 사항도 시도의사회장이 알 수 있게 시간을 갖고 진행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