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된 사후피임약이 현행과 같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됐다. 또한 히알루론산나트륨 3% 점안액도 일반의약품과 혼용에서 전문의약품으로 빠졌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9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의약품재분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식약청이 6월 7일 의약품재분류안 발표 이후 공청회 등 심의절차를 거친 결과이다.

산부인과 의사들의 반발을 불러온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중앙약심은 사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사후(긴급)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사용관행과 사회·문화적 여건 등을 고려해 현 분류체계를 유지하되, 피임약 사용실태 및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복지부는 피임약 재분류 의견수렴 결과와 중앙약심 건의사항을 반영해, 향후 3년간 모니터링하면서 여성 건강보호를 위한 특별 보완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동시분류가 유력했던 히알루론산나트륨 0.3% 점안제도 저농도 투여 후 효과가 불충분하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므로, 전문의약품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어린이 키미테 패취와 우루사정 200밀리그람, 여드름 치료제 클린다마이신외용액제, 습진약 등 역가가 높은 스테로이드 외용제 등 일반의약품 262품목은 의사의 처방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했다.

반면, 전문의약품인 잔탁정 75밀리그람, 무좀치료제 아모롤핀염산염외용제 등 200개 품목은 약국 구입이 가능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됐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동시분류의 경우, 히알루론산나트륨 0.1%와 0.18%, 속쓰림 치료제 파모티딘 10밀리그람, 변비약 락툴로오즈 등 42품목은 병의원 처방 또는 처방전 없이 약국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논란이 지속된 피암약의 경우, 사전피임약 일반의약품과 사후피임약 전문의약품 등 현 체계를 유지하면서 여성 건강 보호 대책도 병행된다.

사전피임약의 경우, 약국에서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 복약안내서를 반드시 제공하고, 대중매체 광고에 복용시 병의원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후피임약은 오남용의 우려을 감안해 야간진료 의료기관 및 응급실에서 심야(22시~익일 06시)나 휴일에 당일분에 한해 원내조제를 허용하고, 보건소를 통해 진료 후 사후피임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원종 보건의료정책관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의약품 교체와 대국민 안내 등을 고려해 내년 3월부터 시행할 것"이라면서 "관련단체와 대체의약품 안내 및 홍보, 품목허가 갱신제도를 통한 5년마다 정기적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