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제19대 국회, 복지부 국감 2일간 무엇을 남겼나
제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5일과 8일 이틀간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첫 국정감사 일정을 소화했다.
올해 국감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복지 중심의 질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보건의료 정책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다만, 일부 정책을 제외하고 초선의원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정책 대안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의협회장 발언 논란 재점화…당직전문의 처분 보류
5일 첫날 복지부의 무상보육 정책에 대한 여야의 합동공세로 시작하자마자 정회하는 파행 국감을 연출했다.
여야 합의 후 진행된 질의에서 의협 회장의 로봇수술 사망률 발언이 포문을 열었다.
제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5일과 8일 복지부 청사에서 첫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은 "최근 의협 회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로봇수술 사망률이 80%에 이른다고 말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임채민 장관은 "로봇수술은 신의료기술 도입 이전 비급여이다.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로봇수술 시술 병원의 실사 방침을 시사했다.
일명 '응당법'으로 불리는 당직전문의 논란도 국감을 빗겨가지 못했다.
선진통일당 문정림 의원은 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11월 5일이면 처분 유예기간이 종료된다"며 "무엇보다 행정처분(면허정지) 조항이 의사들을 자괴감에 빠뜨리고 있다"고 탄력적인 법 적용을 주문했다.
임채민 장관은 "전국 응급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인에게 감사한다"고 전하고 "다음주 전공의(3, 4년차) 만남을 통해 응급의료 임상기회 부여와 더불어 11월 6일부터 당장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도록 의료계와 협의 하겠다"고 답했다.
의사와 한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간호조무사 등 직역간 갈등에 개선의지를 보인 부분도 주목할 대목이다.
임 장관은 "조만간 보건의료 직역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발족하겠다"고 말했다.
각 의원들의 질의별 의료계의 희비도 엇갈렸다.
◆고혈압 코드 변경 병원 실사…처방전 2매 미발행 처벌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비급여 고지 제도의 실효성을 지적하면서 의료기관별 6배 가격차이가 난다며 뚜렷한 기준 마련을 촉구했으며, 임 장관은 10월말까지 표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혀 비급여 통제기전을 예고했다.
또한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이 자료 분석을 통해 주장한 고혈압 환자를 잡기 위한 경증질환 상병코드 편법 변경 의혹은 대형병원의 처방패턴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임채민 장관의 답변 모습.
반면, 같은 당 남윤인순 의원이 지적한 환자보관용 처방전 미발생 문제는 해당 의사의 처벌 기준을 신설하겠다는 장관의 답변으로 상당수 의원급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김 빼기용' 답변도 눈에 띄었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경증질환으로 분류된 당뇨 질환으로 환자들의 악화된 모습을 슬라이드 사진까지 준비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하지만 장관은 "슬라이드 환자들은 만성질환 관리환자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사망 원인이 높다고 하나 당뇨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라고 사실상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같은 당 신경림 의원이 주장한 현 골다공증 약제 급여기준 1년의 연장방안 검토 요구에 대해서도 임 장관은 "특화된 예방프로그램을 검토 하겠다"며 상이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와 달리 복지부의 소신이 투영된 답변도 주목할 부분이다.
임 장관은 처방전 리필제 의사를 묻은 이목희 의원의 질의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의 투여용량이 변경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지속된 질타에 "적용 여부를 검토할 단계"라며 소나기를 피하는 언술을 구사했다.
◆당뇨 경증 재검토-골다공증 약제기준 개선 '김 빼기 답변'
이틀 간 열린 복지부 국감의 최대 수확은 응급의료 수가 인상과 사무장 처벌기준 마련이다.
임 장관은 첫날 건보 흑자 분을 응급과 산과 등 수가개선에 투입하겠다고 피력한 데 이어, "조만간 응급의료 선진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응급의료 관리료가 생긴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진통일당 문정림 의원의 사무장병원의 처벌기준 개선 요구에, 임 장관은 "사무장을 처벌하기 위한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해 사무장병원 척결을 위한 제도개선을 시사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로 표정이 굳어진 임채민 장관(좌)과 손건익 차관(우)의 모습.
하지만, 부실의대 대명사로 알려진 서남대 이사장의 증인 불출석에 대한 명확한 후속조치가 공론화되지 않은 부분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보건복지위원회는 9일 건보공단에 이어 16일 심평원, 18일 식약청, 22일 연금공단, 23일 국립중앙의료원과 보건의료연구원 및 국시원, 24일 복지부 종합국감 등의 일정을 남겨 놓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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