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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통의 '진주의료원'…어쩌다 폐업 지경까지

발행날짜: 2013-02-28 06:50:56

무리한 이전에 따른 부채가 발목…"다른 지방의료원도 흔들"

|진주의료원 폐업 조치에 이르기까지|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하면서 의료원 내부는 초상집 분위기다. 매년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근근이 병원경영을 유지해온 것을 알았지만 경남도가 '폐업'을 결정할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그렇다면 진주의료원의 극심한 경영난과 만성적자는 과연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 사이 돌파구는 없었던 것일까, 진주의료원의 흥망에 대해 짚어봤다.

만성적자의 시작…무리한 병원 이전

진주의료원
1910년 개원한 진주의료원은 지역거점병원으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누적 적자가 증가하면서 경영 상태가 악화됐다.

2008년 경 장비 및 건물 노후화에 따른 이미지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 병원을 이전했지만 고스란히 부채로 남아 진주의료원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누적적자가 100억원에 이르렀다.

임직원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08년도 연차수당 4500만원을 반납하고 전직원이 2007~2009년까지 3년간 봉급 인상분 12억원을 자진 반납하며 병원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직원들의 뼈를 깎는 희생 덕분인지 2009년도 진주의료원은 다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 고질적인 만성적자의 고리를 끊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진주의료원의 가장 큰 걸림돌은 수백억에 달하는 부채.

현재 진주의료원의 부채는 279억 2100만원으로 대부분이 신축 이전 및 시설투자와 퇴직급여 충당금과 체불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빌린 차입금 등이 차지한다.

무리한 병원 이전 및 확충이 병원경영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또 다시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의료원장직 공석…"누가와도 답이 없다"

2010년 초 전문경영인 출신인 강구현 의료원장이 병원경영을 정상화 시키겠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임기 시작 1년 6개월만인 2011년 10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 전 의료원장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도적, 구조적으로 얽힌 복합적인 문제를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전문경영인의 등장으로 재기를 노렸던 진주의료원은 그렇게 다시 늪으로 빠져드는 듯 했다.

이어 경남도의사회장 출신인 권해영 의료원장 역시 야심찬 포부를 안고 뛰어들었지만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1년 1개월만에 중도 사퇴했다.

권 전 의료원장은 "2008년도 병원을 이전하면서 발생한 적자가 병원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고,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다"라면서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진주의료원장직은 권 전 의료원장이 사퇴한 이후 공석 상태다.

지난 9월 진주의료원 임금 체불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 당시 사진.
공공병원 구조적 한계…폐업 도미노 가능성

문제는 공공병원의 폐업이 진주의료원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지부 측은 "이번 폐업 결정이 진주의료원만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의료원 전체의 문제로 바라봐야한다"고 말했다.

첫 폐업 사례 이후 적자경영을 하고 있는 다른 지방의료원 또한 줄줄이 폐업조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노조에 따르면 2010년의 경우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5곳을 제외한 29곳이 적자 상태로 당시 진주의료원의 적자는 6억 5697만 4368원.

노조 관계자는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적자는 공공의료 수행에 따른 불가피한 적자"라면서 "이를 이유로 폐업조치하는 것은 공공의료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약 정부 정책이 이 같은 방향으로 정해졌다면 심각한 문제다. 그럴 경우 관련 단체과 힘을 모아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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