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진출을 위해서는 법인 설립부터 세금 등 해당 국가와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입니다. 국왕을 포함해 고위 공직자 3명 이상과 친분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재고해야 합니다."

두바이 정부 재활센터를 위탁 운영중인 보바스기념병원 권순용 본부장은 25일 중소기업회관에서 개최된 제2회 해외의료포럼에서 진출 노하우를 소개하며 이같이 조언했다.

중동 국가의 특성상 국왕 등과 친분이 없이는 사업 진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 본부장은 "국왕을 포함해 적어도 3명의 실권자들와 유대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진출 시작부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특히 왕족이 많은 아부다비 등은 적어도 10명 이상은 친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같은 내용을 강조하는 것은 진출 시작부터 해당 국가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는데 법적, 재정적 제약이 상당하고 파견되는 인력의 면허와 비자 문제도 정부와 풀어야 할 부분이라는 것.

권 본부장은 "두바이를 예를 들면 한국 의료기관이 진출해 법인명으로 은행 계좌 하나를 만드는데만도 엄청난 시간과 과정이 소요된다"며 "또한 법인 설립 수수료만도 1억원이 넘게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의사, 간호사 면허가 인정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며 "우리 병원도 결국 정부와 협의해 두바이 보건성 파견인력으로 등록하는 등의 편법을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한 의료소송 등도 문제가 발생한 소지가 많다. 면허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의료사고 등이 발생하면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료수익이 발생하는데 대한 세금이 부과되는 동시에 이를 한국으로 입금할 경우 또 다시 세금이 나오는 이중과세도 정부와 협의해야할 부분이다.

특히 그는 만약 직접 진출이 아닌 위탁 운영 방식으로 진출할 때도 주의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조언했다.

권 본부장은 "대다수 중동 국가들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 즉 평가에 따라 운영비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하지만 이 계약은 파견 직원의 급여 등 고정비까지 깎일 수 있는 만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이어 "따라서 가능한 기본 운영비를 확정하고 만약 기대 이상의 수익 등이 발생했을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며 "또한 운영비 지급 시점도 월별, 혹은 분기별로 확정해 계약서에 명시해야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