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 저를 믿어주십시요. 지금 하는 말이 진실입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제417호 대법정에 울려 퍼진 동아제약 영업사원의 절규였다.

그는 이날 동아제약 리베이트 공판 증인심문에서 검찰의 강압수사로 일부 진술은 허위로 작성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11일 의사협회 재판 개입설에 이어 이번에는 검찰 강압수사 논란이 일어난 순간이다.

실제 이날 공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동아제약 영업사원 김모 씨는 검찰 강압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재판장에 오기 전 3차례의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특히 검찰은 진술서를 작성할 때 '가만히 있는 게 신상에 좋다' '두 자식의 아버지가 사기꾼이 되면 좋겠냐'라는 식으로 압박을 가했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판사를 향해 "저를 믿어달라"고 말했고 재차 "검찰 강압수사로 허위 진술서를 쓰게 됐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성수제 판사는 "진술서가 허위였으면 서명 날인에 사인을 하지 않았으면 됐다"고 질타하자 김씨는 "당시 강압수사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어쩔 수 없었다. 반성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성 판사는 "진술서와 다른 점이 있으면 이번 기회에 일일이 확인 과정을 거치는 게 좋겠다"면서 김씨에게 시간을 줬고 시간상 뒷 순서의 또 다른 동아제약 영업사원 서모 씨 증인심문을 먼저 진행했다.

이처럼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공판을 거듭할수록 동영상 강의료 대가성 여부 등 핵심 쟁점보다는 의협 개입설, 검찰 강압수사 등이 논란이 터져나오며 혼란스런 모습이다.

한 변호인도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인 동영상 강의료, 대가성 여부보다는 검찰과 증인과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어이없어 했다.

한편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5차례 공판이 진행될 정도로 긴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

종합해보면 대다수 의료인은 동아제약으로부터 동영상 강의료는 받았지만 리베이트인지 몰랐다고, 동아제약 역시 의사들이 강의료를 리베이트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 동아제약 리베이트를 고발한 전 동아제약 직원 이모 씨 등 소수는 동영상 강의료는 리베이트로 알고 주고 받았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모 씨도 동영상 강의료를 받은 의사 전체가 이를 리베이트로 사전 인지하고 받았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진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