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홍보팀이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제약계가 쌍벌제, 약가인하 후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인원 감축을 논할 때마다 1순위로 거론되는 곳이 홍보팀이기 때문이다.
실제 A사는 조만간 홍보팀을 폐쇄하기로 했다.
A사 관계자는 27일 "10년 가까이 몸 담아온 조직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 충격을 받았다. 다른 부서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당분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i1#물론 이런 홍보팀의 애환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더욱 부각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여러 제약사 홍보팀 직원들이 업계를 떠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다국적 B사 홍보팀 관계자는 "회사에서 홍보팀은 자기 식구도, 남의 식구도 아닌 존재처럼 취급될 때가 많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특히 그는 홍보 업무의 특성상 진급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홍보팀은 임원 승진에서 제약이 많다.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 마케팅부 동기는 벌써 상무, 전무 등을 달았지만 나는 아직 이사다. 하는 일만 다를 뿐 회사 업무에 치이고 스트레스 받는 것은 똑 같은데 애석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C사 임원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약가인하 등으로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인원 감축 소리만 나와도 깜짝 깜짝 놀란다. 홍보팀이야 말로 정리대상 1순위기 때문"이라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기업 홍보를 위해 언론과 술도 많이 마시고, 보이지 않는 노력을 했지만 회사에서는 '없어도 그만인 조직'이라는 고정관념이 늘 존재한다. 한 평생 몸 받친 조직이 이런 평가를 받아 아쉽기만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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