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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데 왜?!<여성편>

홍유미
발행날짜: 2014-06-18 10:26:17

전북대 의전원 3학년 홍유미 씨

오늘도 까이는 당신을 위한 소개팅의 기술<여성편>

이번 달은 연휴가 왜 이렇게 많은지…아직도 솔로인 나는 오늘, 친구를 들들 볶아 겨우 하나 뜯어낸 소개팅에 나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를 걸어봤건만 역시나 실패다. 의대생인데, 의사인데, 모두가 부러워하는 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인데 오늘도 왜 나는 까인 걸까? 만날 같은 자리만 맴도는 당신을 위해, 돈 주고도 절대 못 사는 필승의 법칙 몇 가지를 전한다.

하나. '몰래하는' 2차 계산법

밥 한 끼, 차 한 잔. 처음 만나는 어색한 자리이다 보니 스파게티 등 평소에 잘 가지도 않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괜한 체면치레를 하는 경우가 많아 1차 밥값 계산을 하고 나면 소개팅남의 지갑은 훅 얇아진다. 이때 센스를 발휘해 보자. 뭐 밥값에 비할 바 있겠냐마는 가격 그 자체보다는 성의 표시가 중요하다. 돈 마다할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고. 내 앞에 있는 소개팅 남도 예외는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문제는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계산을 하느냐는 것인데, 여기에 비법이 있다. 차를 다 마시고 나가면서 같이 카운터에 서 있을 때 대뜸 내 카드를 먼저 들이밀면 카드 긁는 내내 옆에서 멀뚱멀뚱 서 있어야 하는 남자는 민망해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차를 함께 마시는 도중 남자가 화장실에 갔을 때가 기회다. 만약 아무리 기다려도 남자가 화장실에 가지 않는 다면 카드를 슬쩍 꺼내 내가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계산을 하면 된다. 그리고 나선 여유를 즐기며 앉아 있다가, 남자가 계산하러 일어설 때 "제가 계산했어요." 이 한마디. 여기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런 센스 있는 여자를 봤나'하고 이 여자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려 한다. 소개팅 다녀와서 어땠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그냥 맛있는 거 잔뜩 얻어먹고 왔어' 하는, 이런 센스 꽝인 여자를 봤나.

둘. 여자의사 아닌 의사여자

말의 어순을 보자. 소개팅 남에게 당신은 '여자인 의사'가 아니라 '의사인 여자'라는 것을 명심하라. 일단 의사는 다른 직종에 비해 직업색(色)이 너무 짙기 때문에 소개팅이 잡힌 그 순간부터 소개팅 남은 당신에 비해 이미 선입견을 가겼을 가능성이 크다. 이건 남자가 나와 같은 직종인 의사이든 의사가 아니든 마찬가지이다. 만약 같은 의사라면 의대에서 1, 2등 하던 여자들의 드세고 독하디 독한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고, 의사가 아니라면 눈이 아주 아주 높거나 남자의 자존심에 스크레치를 입힐 만한 무지막지한 의학용어를 막 쏟아 부을 것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따라서 이날 승률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대화 내내 남자 측에서 내가 의사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못하게 하는 데에 있다. 가급적 병원이나 의대공부 얘기는 접어두고, 의사가 되기 이전에 만났던 고등학교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 철수 현수 영수 모두 좋아할 야구나 축구 얘기를 먼저 꺼낸 다면 베스트겠다. "저는 LG 팬인데, 어제 두산이랑 LG 경기 어떻게 됐나요?" 혹은 "리버풀이 이번 챔피언스 리그 올라갔나요?" 이런 식의 멘트 하나면 그 어떤 어색함도 일순간에 녹여버릴 수 있다. "f/u하다 보니…아차, 무슨 뜻인지 설명을 해드려야겠다. '그 환자를 나중에 다시 진료해보니'라는 뜻 이예요" 이런 어줍지 않은 의학용어는 절대 금기다. 알아들을 수 없는 의학 용어 그 자체보다 '넌 이런 거 모르지?'라는 느낌의 부연설명이 더 밥맛이다.

셋. 쉬폰원피스 대신 청바지

시험에, 당직에, 콜에 한 달 내내 시달리다 간만에 잡힌 소개팅, 여자들은 제일 먼저 ‘뭘 입을지’부터 생각한다. 스키에 맛 들이면 장비부터 구입하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간지 나는 보드복 부터 구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소개팅 의상의 핵심은 '티 안 나게 꾸미기'라 할 수 있다. 과한 아이 셰도우나 지금 당장 친구 결혼식에 가도 손색없을 것 같은 너무 격식 있는 복장은 빵점짜리다. '이날 만을 기다렸다'는 식의 다소 없어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는데다 소개팅 남으로 하여금 '아, 이 여자 사치가 심하겠구나. 어떻게 먹여 살리나'라는 첫인상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개팅 복장을 고민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꾸민 듯 안 꾸민 듯'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소개팅 최적의 의상으로는 하의는 청바지, 상의는 가슴이나 허리를 강조한 몸매가 드러나는 티나 셔츠이다. 이렇게 입으면 털털해 보이는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고 자세나 태도도 적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또한 의상은 단지 이미지 뿐 아니라 그날의 attitude까지 결정하는데, 청바지에 티or셔츠는 다소곳이 앉아서 '뭐든지 알아서하세요. 그냥 따라 갈게요' 하는 맥 빠지는 태도보다는 '맞아요! 그거 정말 좋잖아요. 나중에 같이 해 볼래요?' 등의 능동적인 reaction을 보이기에 안성맞춤이다.

남자들에게 소개팅을 주선해줄 때 제일 먼저들 묻는 말은 "예뻐?"다. 그 다음 질문 역시 "진짜 예뻐?"(여자가 보기에 예쁜 거 말고) 그러니 소개팅에서 이상 기술한 것들보다 백배 천배 더 중요한건, (씁쓸하게도) 외모이니, 그냥 전날 비싼 팩 얼굴에 붙이고, (남자가 배신감 느끼지 않도록) 카톡 프로필 사진과 최대한 비슷하게 하고 나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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