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석달을 남기로 사직서를 제출한 윤여규 국립중앙의료원장 사표가 수리됐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문형표 장관은 지난 1일 국립중앙의료원 윤여규 원장(64, 외과 전문의)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고 면직 처리했다.

앞서 윤여규 원장은 지난 8월말 서울의대 복귀 등을 이유로 복지부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윤 원장 임기(3년)는 오는 11월 30일까지로 잔여임기 석 달을 남겨놓은 상태다.

사퇴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서울대병원 진료 겸직이 일정부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갑상선암 권위자인 윤여규 원장은 2011년 12월 국립중앙의료원장 취임 이후 서울대병원 교수를 겸직하며 주 3일 정도 진료와 수술을 병행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보건복지위)은 지난 6월 대정부 질의에서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복지부 관련 기관장들의 겸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의원실은 "국립중앙의료원장과 심사평가원장 등 병원 및 대학에 겸직 중인 기관장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 "기관장이 겸직하면 업무에 올인 하기 어렵고, 서울대병원에서 진료수당을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윤여규 원장의 사퇴 배경에 말을 아끼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 정관상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상근이며 겸직이 가능하나 명확한 세부 규정은 없다"면서 "국회 지적으로 서울대병원 진료와 수술 근무일을 주 1~2일로 줄여줄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윤 원장이 서울대병원 진료 일을 줄이겠다고 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는데, 8월말 사표를 제출했다"며 "사표가 수리된 만큼 빠르면 이달말 국립중앙의료원장 공모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정관 상 원장 부재시 이사회 이사 중 명단 위치상 선임이 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오병희 원장이 선임 이사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상근으로 타 기관장이 맡는 것은 정관상 위배된다"며 "이사회를 서울대병원장이 소집하더라도 부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법인화 되면서 정관상 미비점이 적지 않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애매한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2011년 12월 윤여규 원장을 임명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관련 기관, 단체 협력을 바탕으로 국립중앙의료원 만성적 적자구조 해결, 중증외상센터 설립ㆍ운영 등 의료원 기능 전환, 공공의료기능 강화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인선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박재갑 원장에 이어 윤여규 원장 등 서울대병원 교수의 국립중앙의료원 운영 체제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똥으로 작용해 확산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