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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의료기기 검사필증제 여전히 ‘난항’

정희석
발행날짜: 2015-01-07 09:44:29

전수검사 VS 공통검사 적용 입장차 여전

서울 신길동 한 중고 의료기기 판매업체 창고 모습.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중고 의료기기 검사필증제 개선방안이 판매업자들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병의원에 주로 판매하는 내시경·초음파진단기와 같은 다빈도 중고 의료기기에 대한 공통 검사기준과 방법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1등급 의료기기 검사필증제 면제는 큰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다.

지난달 29일 공정위는 2014년도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하면서 1등급 중고 의료기기(596개 품목)에 대한 검사필증제 면제를 예외적 면제에서 ‘원칙적 면제’(negative system)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 중고 의료기기 검사필증에 따른 과도한 검사시간 및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

하지만 중고 의료기기 판매업자들은 안경·침대와 같은 잠재적 위험성이 거의 없는 1등급 의료기기에 대한 검사필증제 개선보다 병의원에 많이 판매하는 내시경과 같은 다빈도 중고 의료기기 공통 검사기준과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고의료기기협회(가칭) 설립을 주도했던 한 판매업자는 “과도한 검사수수료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제도개선을 통해 중고 의료기기 검사기관이 기존 제조·수입업체에서 외부 시험검사기관까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제조·수입업체마다 다르고 제품별로 차이가 있는 중고 의료기기의 공통된 검사기준과 방법이 없다보니 유통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올림푸스 중고 의료기기 내시경.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식약처는 중고 의료기기 검사필증제 제도개선을 위해 제조·수입업체, 판매업체, 시험검사기관 등이 참여한 회의를 수차례 가졌다.

이들 회의에서 불거진 난제는 과연 중고 의료기기 검사를 어디까지 수행할지 여부였다.

즉, 신제품처럼 까다로운 최초검사 및 전수조사를 할지, 아니면 일부 공통된 검사기준과 방법만을 적용할지 의견 조정을 하지 못한 것.

판매업자들은 제조·수입업체 및 제품별로 천차만별인 중고 의료기기에 까다로운 전수검사를 적용한다면 과도한 비용과 많은 시간을 초래해 유통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판매업자는 “제조사·제품별로 차이가 있는 X-ray의 경우 중고 의료기기를 검사하는 공통기준이 있다”며 “오작동을 하거나 고장이 난 제품을 제외한 일반적인 중고 의료기기는 공통된 검사기준과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중고 의료기기를 위한 공통기준과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결국 해당 제품 제조·수입업체에 검사를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과도한 검사비용을 초래해 중고 의료기기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병의원에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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