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확장을 위한 국내 최상위 제약사들의 도입 신약 전략이 멈출 줄 모르면서 정작 이를 팔아 실적을 내야 하는 실무자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1인당 담당 품목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개인당 할당 금액이 높아졌고 이는 고스란히 업무 과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국내 최상위 제약사들에게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상위 제약사들의 품목 제휴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가장 '핫'한 당뇨병치료제 시장만 봐도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일동제약, CJ헬스케어, 제일약품 등 국내 상위사들은 저마다 유명 외국산 당뇨병약을 들여와 팔고 있다.
유한양행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한미약품 '가브스(빌다글립틴)' ▲대웅제약 '자누비아'(시타글립틴)',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일동제약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CJ헬스케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제일약품 '네시나(알로글립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DPP-4 및 SGLT-2 억제제로 최근 의료진으로부터 대세로 인정받는 당뇨병치료제다.
문제는 규모의 경제 등을 위한 잇단 품목제휴가 일선에서 영업을 진행해야 하는 마케팅 및 영업 실무자들에게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점이다.
품목 제휴 특성상 단기간 실적을 내야 한다는 점은 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다.
국내 최상위 제약사 PM은 "1년 전만 해도 자체 개발 신제품을 제대로 키워보라는 특명을 받았다. 출시 초반 성적이 좋아 자사약 최초 200억원대 제품 탄생도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국적사 당뇨약 판매에 집중할 뿐 자사약은 뒷전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들여오는 품목마다 대형 도입 신약이어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단기간에 실적을 내야 하는 특성상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주말도 심포지엄 등으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판"이라고 한숨 쉬었다.
대형 도입 신약에 대한 부담감은 리베이트 유혹으로도 번지고 있다.
또 다른 국내 상위 제약사 PM은 "코프로모션 계약에서 국내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10%가 붕괴된 지 오래다. 외형 유지를 위해 사실상 공짜로 영업해주는 품목도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이어 "경쟁이 치열하다는 소리는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소리다. 이러다 보면 리베이트 유혹에도 빠질 수 있다. 정도가 넘은 잇단 품목 제휴는 실무자들에게 '또 대형 신약이 들어왔다'는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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