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다국적제약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자사약을 공동 판매하는 국내제약사들의 '제멋대로' 판촉 활동 때문이다.
해당 다국적사는 "우리 약을 팔면서 우리 회사 CP 규정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최근 국내-다국적사 코프로모션 제휴가 잦아지면서 서로의 판촉 활동에 불협화음이 생기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일례로 다국적사 당뇨병약을 판매하는 C사는 지난주 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두달 정도 후에 인슐린과 병용 급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제휴를 맺은 다국적사의 ▲확실하지 않은 급여 기준 발언 금지라는 CP 규정에 반하는 행위였다.
취재 결과, C사의 급여 기준 확대 발언은 복지부와 심평원 문의 결과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일단 국내-다국적사 공동 판매가 많아졌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다국적사 코프로모션을 진행중인 국내사 PM은 "다국적사 CP 규정을 지키면서 판촉 활동을 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팔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일종의 편법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예를 들자. DPP-4 억제제만 해도 국내 최상위사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하지만 각자 제휴사인 다국적사는 엄격한 CP 기준을 요구한다. 이렇게 되면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 서로 알게 모르게 편법을 진행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물론 그 편법이 리베이트는 아니다. 만약 다국적사에서 병의원 방문시 5000원 기념품을 허락하면 우리는 1만원을 하는 식이다. 1만원이 법 테두리 내에서 허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쟁은 해야하는데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코프로모션 사실상 '갑' 입장인 다국적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 다국적사 법무팀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는 사안 발설 등은 CP 규정에서 엄격히 다루는 일이다. 만약 제품설명회를 한다면 정해진 시간에 충실한 강의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서로 제휴를 통해 약속을 했기 때문에 편법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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