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병원 문만 열면 환자들이 몰리던 시대가 아니어서, 현재의 전문의들이 고액의 비용이 드는 병원의 직접 운영을 하는 것 보다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페이닥터를 선호하는 추세가 생기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의사들 사이 근로관계에 대한 분쟁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17조는 근로계약 체결시와 근로계약 체결 후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 일정한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하고,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 규정은 종전과 달리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라는 요건을 삭제하였으므로, 결국 현재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근로계약 체결시와 근로계약 체결 후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 무조건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근로자인 의사에게 교부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근로기준법에서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의사를 고용할 때 추상적으로 구두로만 근로조건을 약정한다던가, 아니면 임금액 정도만 정하고 아예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 없이 근로를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컨대 "자, 그럼 내일부터 출근하고 월급은 0백만원이면 하지" 라는 식으로 근로계약의 체결절차는 끝내는 것입니다.
아마도 사업주인 의사의 입장에서는 아예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필요성을 모르고 있거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막연하게 불리하다고 느끼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자인 의사 또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필요성을 모르고 있거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까탈스러운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을 염려하는 등의 이유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물론 위와 같이 구두계약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인정과 의리로 아무런 문제 없이 근로관계가 종료되면 위와 같은 방법이 인간적이고 편안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근로계약의 양 당사자 사이에서는 근로계약 내용을 서면으로 남겨 분쟁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즉 근로관계에 대한 분쟁은 결국 근로조건에 대한 서로의 생각이 다른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므로 근로조건에 대한 합의가 서면으로 존재한다면 그 분쟁의 여지는 거의 없어질 것이기때문에 근로관계에서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첫걸음이 근로계약서 작성인 것입니다.
예컨대 필자가 상담하였던 사건 중 의사가 최소 1년의 고용기간을 보장받고 근로를 시작했지만 1년이 되기 전 아무런 이유 없이 부당 해고를 당했습니다. 서면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가 없었던 관계로 근로자인 의사가 사용자의 해고 사실 자체를 입증할 수 없었습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인 의사가 사직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근로자는 사용자가 자신을 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해고의 사실 자체는 근로자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했습니다. 만약 당초 합의대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어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근로계약서, 병원장에게도 꼭 필요하고 중요"
위 사례만 보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근로자에게만 유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위 사례를 시각만 달리해서 보면 근로계약서의 작성이 근로자만에게만 유리한 것은 아니고 사용자에게도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위의 사례를 역으로 구성해 의사를 고용하면서 근로 계약기간을 1년으로 약정한 경우, 근로계약 기간이 지나면 근로관계는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사용자는 당연히 1년이 경과하면 근로자인 의사에게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됐다는 통보를 할 것인데, 만약 근로자인 의사가 사용자와 체결한 근로계약이 근로기간의 정함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부당해고라는 주장으로 대항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근로자인 의사와 근로계약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두었다면 별 문제 없을 것이지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부당해고라는 근로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이어서 사용자는 매우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근로계약서 작성은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있어 근로계약상 분쟁을 방지하는 아주 쉽고 단순한 방법입니다.
물론 근로관계 분쟁은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는 것이어서 근로계약서의 작성이 모든 분쟁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근로기준법이 정하도록 하고 있는 근로조건 중 일부라도 근로계약서에 정하여 두면 해당 근로조건에 관해 향후 발생할 분쟁의 대부분이 예방될 것입니다.
참고로 근로기준법이 근로계약서에서 정하도록 하는 근로조건 중 의사의 경우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간추려 보면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및 산정기간 ▲소정근로시간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 ▲업무의 시작과 종료 시각 ▲휴일, 휴가 및 교대 근로에 관한 사항 ▲퇴직에 관한 사항 ▲퇴직금에 관한 사항 ▲출산전후 휴가·육아휴직 등 근로자의 모성 보호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사항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 등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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