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및 병원, 약국의 개인정보 무단 유출사태에 환자들이 발끈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은 24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합동수사반의 발표가 없었다면 피해자에 해당하는 환자, 병원, 약국 어느 누구도 외주 전산업체가 환자 개인정보 및 질병정보를 몰래 빼돌려 돈벌이용으로 매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은 지난 두달 동안 메르스로 우리나라 국가방역체계의 부끄러운 민낯을 목격했다. 이번 대규모 환자 개인정보 및 질병정보 유출사태는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체계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시청각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하 합동수사단)은 환자 개인정보 및 진료·처방 등 질병 정보를 병원과 약국으로부터 불법 수집해 판매한 업체 관계자 24명을 기소했다.
환자정보 불법 유출 업체는 지누스사(병원 보험청구 심사 프로그램 회사), IMS헬스코리(다국적 의료통계회사), SK텔레콤(국내 이동통신사) 등이다.
의료계와 민형사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약학정보원(약국 경영관리 프로그램 지원 재단법인)도 여기에 포함되면서 약학정보원 전현직 임원 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환자단체연합은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환자단체연합은 "정부는 외주 전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불법 수집 환자 개인정보 및 질병정보를 신속하고 확실하게 파기하고, 병원·약국의 개인정보 및 질병정보 관리, 건강보험 청구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IMS헬스코리아 본사가 보유중인 우리나라 국민 개인정보 및 질병정보도 정부가 외교력을 총 동원해 신속하게 삭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는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거나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했다.
환자단체연합은 "국회는 정부의 병원·약국 관련 외주 전산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환자 개인정보 및 질병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거나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관련 법 제정이나 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 발표에 따르면 네 곳의 외주 전산업체는 우리나라 국민 88%에 해당하는 약 4400만명, 약 47억 건에 달하는 환자 개인정보 및 질병 정보를 병원과 약국으로부터 불법으로 수집해 판매함으로써 122억 3000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미국 본사에서는 이 정보를 병원별·지역별·연령별로 특정약의 사용현황 통계를 만들어 특정약을 판매하는 국내 제약회사에 70억 원을 받고 팔았고, 해당 제약회사는 이 정보를 특정약의 마케팅에 활용했다.
SK텔레콤은 전자처방전 사업을 통해 2만3000여개 병원으로부터 전송받은 처방전 7800만 건을 가맹점 약국에 건당 50원을 받고 판매해 36억원의 불법 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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