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대금결제 비용할인(일명 백마진) 형태의 리베이트를 받았다가 의사면허 2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개원의가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2심까지 내리 패했다.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재판장 김광태)는 최근 울산 A성형외과 원장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1심을 유지했다.
A성형외과 원장은 B주식회사와 의약품 거래를 하면서 수면마취제를 10회에 걸쳐 1231만원에 공급받았다는 세금계산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 31%에 해당하는 387만원을 할인받아 843만원만 B사에 지급했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이 원장이 B사의 영업사원에게 의약품 사용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약값의 일정 비율을 할인받아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취득했다며 의료법 위반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복지부는 이를 근거로 의사면허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A성형외과 원장은 의약품 사용 청탁 대가로 매매대금 할인을 받기로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간호팀장이 B사 영업사원과 의약품 할인에 관한 사항을 협의한 것"이라며 "약값을 할인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B사 영업사원에게 약 사용을 청탁받은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의약품을 공급하면서 가격 할인을 해줬는데 약 채택 및 처방 권한이 있는 원장이 사정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는 게 아니다"라며 "간호팀장이 납품금액에 관한 결재를 행정팀에 요청하는 내부 절차가 있는만큼 독자적으로 약 할인 조건을 협상했다는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 역시 "간호팀장은 원장의 관여 없이 약의 채택이나 처방이 이뤄질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약을 팔면서 가격을 할인해 준다는 사실 자체를 원장이 전혀 몰랐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원장이 별도로 금품을 제공받은 것이 아니라 약값을 할인받는 것도 금품 수수행위에 들어간다고 했다.
재판부는 "A성형외과 원장은 약을 할인해 준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를 면하는 경제적 이익을 누린 것"이라며 "물품대금 전액을 지급했다 할인액 상당을 되돌려 받은 경우와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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