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리베이트를 비롯한 면허자격 정지처분 공소시효를 5년으로 제한하는 법안의 상임위 통과 가능성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위원장 이명수)는 오는 23일과 24일 의료법을 비롯한 보건의료 관련 쟁점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법안소위는 17일과 18일 식약처 법안을 우선 심의하고 보건복지부 법안을 다음주 심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주목되는 법안은 의료인 리베이트 공소시효를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대표발의 박인숙 의원, 2013년 4월 10일)이다.
현재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공인노무사 및 변리사 등의 전문직역의 경우 징계 또는 자격정지 처분을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지났을 경우 할 수 없도록 시효를 한정하고 있다.
반면, 의료인의 경우 현 의료법에 자격정지처분에 대한 시효규정이 없어 사유가 발생할 날부터 언제든지 행정기관이 행정처분을 부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쌍벌제 시행 이전인 과거 10년 전 리베이트 혐의라도 수사당국의 수사로 범죄일람표를 작성하면 복지부가 해당 의료인에게 면허자격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의료계는 쌍벌제 이전 리베이트 행위의 행정처분 소멸을 복지부에 요구하고 있는 상태이다.
개정안은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부동산중개업법' 업무정지처분 시효를 두지 않은 것을 행정 신뢰 이익과 법적 안정성 위협 그리고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를 근거로 관련 법 개정을 권고한 내용을 준용했다.
의료인 자격정지 처분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하면 자격정지 처분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여야 모두 공소시효 신설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야당 관계자는 "의료인이라고 10년전, 20년전 발생한 행위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다른 전문직역과 형평성을 고려해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안 통과에 무게를 뒀다.
여당 한 관계자도 "인권위원회 권고 사항과 다른 법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전하고 "논의를 해봐야 하나 여야 간 특별한 반대의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복지부의 애매한 입장이다.
복지부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의료인에 대한 불이익 처분의 시효규정을 둬 법적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타당한 측면과 타 전문직역과 형평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개정안 취지에는 동의했다.
복지부는 다만 "위반행위는 상당시간이 경과한 이후 수사기관 수사과정에서 밝혀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격정지 처분의 시효기간 및 기산일을 적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공소시효 기간 설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는 변호사 등 타 전문직역과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찬성 입장을, 병원협회는 공소시효를 5년에서 3년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안소위는 이밖에 의원급 지원법과 전공의 특별법(대표발의 김용익 의원)과 건정심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건강보험법(대표발의 박인숙 의원), 안경사 단독법(대표발의 노영민 의원), 국립보건의대 신설법(대표발의 이정현 의원) 등 의료 관련 현안 다수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보건복지위원장)이 대표발의한 문신 양성화를 법제화한 '문신사법' 제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심의 안건에 추가돼 피부과 의사를 비롯한 의료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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