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에 제시한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 합의문 (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의사협회는 복지부의 제시안이 일방적인데다가 자칫 실제 합의한 사안처럼 보일 수 있다며 내용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 다만 의협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등에 관한 부분 등은 일체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7일 메디칼타임즈는 다수의 관계자를 통해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 합의문 (안)을 입수했다.
이번 문건은 지난 달 19일 복지부가 의협과 한의협에 제시했던 합의문 초안으로 크게 의료일원화와 교차 진료행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합의문의 대전제는 "우리는 의학과 한의학의 가치와 상호 역할을 서로 존중하면서 국민의 건강 증진과 의료발전을 위해 다음의 사항을 이행하기로 합의한다"로 시작한다.
복지부가 제시한 합의문 첫째 항은 "의료와 한방의료의 교육과정과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의료통합을 2030년까지 한다"는 것.
복지부는 이를 실행할 기구로 "복지부 산하에 의협, 대한의학회, 한의사협회, 한의학회와 관계 기관,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가칭) 의료일원화/의료통합을 위한 미래의료발전위원회'를 2016년부터 구성해 구체적인 추진 로드맵을 2년 내에 마련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일원화 방안은 "의료일원화/의료통합이 이뤄지는 2030년 이전에는 국민의 건강 증진과 상호 간의 이해 확대를 위해 의료와 한방의료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교차 진료행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로 요약된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의사의 한방의료 진료행위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확대 등도 포함한다. 교차 진료행위 및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심의기구를 두고 이를 결정하도록 한다"고 제안했다.
또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료를 위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는 일정한 교육과정 이수도 함께 검토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의협과 대한의학회는 의료일원화 방안에는 상당 부분 동의하면서도 교차 진료 부분은 축소하고 현대 의료기기 관련 내용은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의협의 수정안은 "의료일원화를 위해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을 통합하고 별도의 통합면허를 부여하되 기존 면허자는 현 면허제도를 유지하면서 '(가칭) 의료일원화를 위한 의료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의료일원화를 2025년까지 제도화한다"는 것.
또 의협은 복지부의 '교차 진료행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안에 대해 "의료일원화가 제도화되는 2025년 이전에는 국민의 건강 증진과 상호간의 이해 확대를 위해 의학과 한의학 간의 교류를 촉진한다"고 진료 영역 교차를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료를 위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는 일정한 교육과정 이수도 함께 검토한다는 복지부에 안에 의협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료를 위한 연구 목적에 대해서는 별도의 심의기구를 두고 평가할 수 있다"로 역제안했다.
의협은 위 내용을 복지부에 제시해 최종 중재안이 나오면 이를 상임위에 올려 정식 논의한다는 계획.
김주현 대변인은 "한달 전에 해당 문건을 받았지만 이를 공개할 경우 자칫 협회가 복지부와 실제 합의를 한 것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어 대의원회 보고 등은 자제하고 있었다"며 "협회이 입장은 당시나 지금이나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안 된다는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각에서 협회가 복지부 안을 거의 그대로 수용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처음부터 의협은 복지부의 합의안이 한의사협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며 반발하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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