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5년만에 인생 역전 드라마를 썼다.

2010년 쌍벌제 도입 주범으로 몰려 창립 37년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지만 불과 5년 후인 2015년 사노피와 5조원 가량의 신약 후보 물질 수출로 환골탈태했다.

한미약품은 2010년 쌍벌제 건의 제약사 중 하나로 지목받으며 의료계 공분을 샀다. 자신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연히 의사 처방약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그해 11월 이 회사 임선민 사장은 자진 사퇴했다.

이후 물 밑에서 도약을 노리던 한미약품은 올 11월 대형 사고를 쳤다.

한미약품 당뇨병약 신약 3종(퀀텀프로젝트)을 사노피가 무려 5조원 규모에 사간 것이다. 당연히 역대 최고다.

업계 최고 R&D 투자액을 경신하던 한미약품 노력의 성과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일부 혹평은 이 사건으로 자취를 감쳤다.

계약금이 선반영될 경우 국내 제약업계 1위 자리도 노릴 수 있게 됐다.

곳곳에서 한미약품 노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도 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기공식 행사에서 "최근 한 제약사가 지속형 인슐린 기술로 5조원대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 해만 8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며 제약 산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의료진 역시 한미약품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한 내분비내과 의료진은 "사노피 등 당뇨병약 최고 수준의 글로벌제약사와의 기술 제휴로 한미약품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