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진료환자 및 진료비 상승세가 가파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녹내장(H40)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7년 36만 3000명에서 2012년 58만 3000명으로 매년 약 9.9%씩 증가했다. 진료비 역시 2007년 585억 8000만원에서 2012년 1081억원으로, 연평균 130%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추세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녹내장으로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기존에 남아 있는 시신경을 보존하기 위해 안압을 낮추는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압을 하강시키는 새로운 약물의 개발로 시신경을 보존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져 수술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러나 베타차단제는 안압하강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어 선호도가 높았지만 저혈압, 서맥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을 함께 안고 있어 심폐질환을 가진 녹내장 환자 치료에서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런 가운데 베타차단제의 안압하강 효과를 보장하면서도 심폐질환을 가진 녹내장 환자에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복합제 '심브린자'가 출시돼 안과 전문의들의 관심이 높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한녹내장학회 박기호 회장(서울대병원 안과)을 만나 베타차단제가 들어있지 않은 복합제인 '심브린자'를 통한 기대효과와 향후 녹내장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녹내장 환자의 약물 치료옵션에서 베타차단제의 의미는.
녹내장 환자에게 일차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는 것이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계열의 약이다. 하루에 한번 점안하는데 전신 부작용이 적고 안압강하 효과도 강력하다. 그 다음에 많이 사용하는 약들로 비슷한 효과를 갖는 것이 베타 차단제가 섞여 있는 약이며, 또는 베타차단제를 단독으로 쓰기도 한다.
베타 차단제는 안압하강효과가 좋고 충혈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심혈관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혈압약으로도 쓰이는 베타차단제는 심혈관계에 작용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돼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녹내장의 원인으로 안압도 차지하고 있지만 혈액순환이 잘 안 돼 발생하는 정상안압녹내장도 있다는 점이다. 이 두가지 기전을 생각하면 정상안압녹내장에서는 혈류에 영향이 없는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정상안압녹내장에서는 베타차단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베타차단제가 들어있지 않은 복합제인 심브린자가 최근 나왔다. 녹내장을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좋은 치료옵션이 생겼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정상안압녹내장 치료 시 베타차단제를 쓸 경우 혈류 감소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나.
베타차단제가 섞여 있는 약 중에 탄산탈수효소억제제도 섞여 있는 복합제를 쓰면 조금은 혈류를 개선할 수 있어서 같이 섞인 복합제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베타차단제가 들어 있어 어느 정도는 심혈관계에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스타글란딘을 1차로 쓸 때는 단독으로 처방하고 프로스타글란딘 단독으로 안 될 때는 베타차단제가 섞여 있는 프로스타글란딘 제제로 스위치 해서 쓰기도 한다.
점안횟수를 감안하면 병용요법 시 단독요법에 비해 환자가 순응도가 떨어질 것 같다.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은 환자 순응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병용요법의 경우 보통 프로스타글란딘 계열에 약을 하나 추가하면 하루에 두번 넣는 약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총 하루에 3번을 넣어야 한다. 그러나 복합제를 쓴다면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허혈성 심질환 병력이나 혈압이 안정적이지 않고 들쑥날쑥한 환자, 말초혈액순환 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베타차단제 사용이 꺼려질 수 있다. 그런 환자들은 심혈관계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프로스타글란딘을 일차로 쓰고 다른 약제를 추가해야 할 경우 베타차단제가 아닌 경우에는 탄산탈수효소억제제나 alpha agonist를 쓰게 되는데, 만일 프로스타글란딘에 탈산탈수효소억제제를 썼는데도 안 돼 alpha agonist까지 쓰면 결국 세가지 약제를 쓰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심브린자의 경우 탄산탈수효소억제제와 alpha agonist를 복합제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효과도 각각 하나씩 쓸 때보다 좋고 점안 횟수도 줄이면서 추가처방시 안압하강 효과는 더 좋다는 장점이 있다.
심브린자의 또 다른 특징은 브린졸라미드와 브리모니딘의 복합제라는 점이다. 이 두 조합은 녹내장 치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안압을 하강시키는 기전은 크게 두 가지로, 방수생성 억제와 방수유출 증가다. 쉽게 말해 방수생성 억제는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고 방수유출 증가는 하수도를 넓히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탄산탈수효소억제제인 브린졸라미드(Carbonic anhydrase inhibitor)는 방수생성을 억제한다.
또한 방수유출에는 섬유주를 통한 것과 포도막 공막 유출이 있는데 심브린자에 들어있는 alpha agonist인 브리모니딘은 방수생성와 포도막 공막 유출(Uveoscleral outflow) 증가 등 안압하강의 두 가지 역할을 다 한다.
심브린자는 안압을 하강시키는 듀얼 액션(Dual Action)의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녹내장 환자 중 심폐질환을 가진 이들이 많나.
거의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혈압 환자만 해도 상당히 많지 않나. 연세가 있다보면 심폐질환을 조금씩을 다 가지고 있다. 특히 녹내장 환자들은 말초혈액순환에 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많다.
심혈관계에 작용하는 약제 중 혈액순환을 떨어뜨릴 수 있는 약이 녹내장에 않좋다. 베타차단제가 그 중 하나인데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을 저해할 수 있는 약제는 피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베타차단제의 경우 안압하강 효과가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혈액순환에 저해가 되는 요소임에도 감수하고 썼던 것이다.
베타차단제가 없는 복합제인 심브린자를 통해 환자가 기대할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복합제이기 때문에 각각을 쓸 때보다 점안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점안횟수가 줄어들면 약에 대한 순응도가 좋아진다.
각각을 쓸 때보다 보존제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환자가 가질 수 있는 혜택이다. 보존제가 많이 들어갈수록 각막 표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점안횟수가 줄어들면 보존제의 양을 줄여 눈의 부작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베타차단제를 빼고 점안횟수도 최소화해서 세가지 약제를 다 쓸 수 있는 녹내장 치료 선택권이 생긴 것이다.
심브린자가 녹내장 처방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심브린자의 출시는 심폐질환자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녹내장 치료제의 등장이다.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심브린자는 베타차단제와 효과가 거의 동등할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프로스타글란딘 계열을 쓰다가 다른 약제로 대체 또는 추가해야 할 경우 심브린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녹내장 처방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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