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회계’ 스캔들과 함께 내년 3월 결산 시 구조개혁 비용 약 2600억 엔(약 2조5287억 원)을 포함해 약 5500억 엔(약 5조3491억 원) 적자가 예상되는 일본 ‘도시바’가 재무 개선을 위해 의료기기사업부 지분 매각을 발표한 가운데 인수기업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산케이·닛케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 마사시 무로마치(Masahi Muromachi) 사장은 21일 성명을 통해 회사 구조조정과 재건계획을 발표하면서 의료기기사업부 매각 계획을 밝혔다.
MRI를 비롯한 CT·초음파진단기 등 진단영상장비에 강점을 갖고 있는 도시바 의료기기사업부는 그룹 전체 사업부문 중 매출규모 4위 안에 포함될 정도로 사업성과 재무 건전성이 좋다는 평가다.
도시바는 또한 스토리지·에너지와 더불어 3대 주력사업 중 하나로 ‘헬스케어사업’을 선정해 집중적인 투자도 발표한 바 있다.
2014년도 회계연도 기준 도시바 의료기기사업부 매출은 4000억 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마사시 무로마치 사장은 “의료기기사업부 지분 중 적어도 50%, 가능하면 100%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며 “다수의 잠재적인 인수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내 의료기기업체 한 관계자는 도시바 의료기기사업부가 일본기업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그는 “그간 일본기업들의 인수합병 전례를 볼 때 도시바 의료기기사업부 역시 자국기업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이유로 “과거 알로카·미놀타 모두 각각 히타치·코니카가 인수해 지금의 ‘히타치알로카·코니카미놀타’가 탄생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가 있다면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겠지만 최근 바이오의약품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일본기업 정서상 자국기업이 아닌 한국기업에 매각할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첨언.
그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일본기업 ‘후지’가 인수전에 뛰어들 확률이 가장 높고 ‘올림푸스·히타치’도 인수기업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일본 현지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도시바 의료기기사업부 매각은 입찰로 진행되고 일본기업 회계연도가 4월에 시작해 이듬해 3월에 끝나는 점을 감안하면 4/4분기에 해당하는 내년 2~3월에는 최종 인수기업이 선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바 의료기기사업부 매각 발표와 관련해 한국지사 ‘도시바 메디칼시스템즈 코리아’(대표 주창언)는 별다른 동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보팀 강정희 팀장은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25일 본사에서 의료기기사업부 매각에 대한 입장을 전해왔다”며 “의료기기사업부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는 것과 한국에서의 비즈니스에는 아무런 변동과 영향도 없다는 지침 내용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바 그룹에서는 대규모 정리해고 등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헬스케어사업부의 경우 인력 이동이나 구조조정도 없는 상태”라며 “한국지사를 통한 도시바 의료기기 공급과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사들이 도시바 의료기기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국내 유저들에게 A/S 문제 등 악의적인 소문을 흘리고 있는 것 같다”며 “대응 차원에서 빠르면 28일 입장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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