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라이벌 제품이 많은 제약사가 있다. 어찌보면 불운이지만 남들이 갖지 못한 뛰어난 품목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메디칼타임즈는 연초 '라이벌은 내 운명'이라는 주제로 제약사별 경쟁 관계를 시리즈 형태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우연을 가장한 전략일까. 베링거인겔하임 히트 제품 중 대다수는 first in class(계열 최초)가 아니다. 하지만 어느새 처방액 기준 best in class(계열 최고)를 노리고 있다.
800억~900억원대 연간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는 DPP-4 억제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 ARB+CCB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텔미살탄+암로디핀)' 등 뒤집기 달인들 소개는 이미 잘 알려진 만큼 생략한다.
베링거인겔하임 주요 제품 및 라이벌 품목 현황.
올해도 베링거인겔하임은 선배들에게 하극상(?)을 노린다. 가능성이 보이는 신제품은 3개다.
SGLT-2 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은 먼저 나온 같은 계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은 물론 메트포르민 이후 경쟁자 DPP-4 억제제 영역 침투까지 도전한다.
무기는 당뇨병 치료제 최초 심혈관계 사망 감소를 입증한 EMPA-REG OUTCOME 스터디다.
여기서 '자디앙'은 1차 평가 변수인 심혈관계 관련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전체 발생 위험이 14% 유의하게 줄였다. 그것도 비열등성이 아닌 우월성으로다. NEJM(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도 게재됐다.
이 결과는 SGLT-2 억제제를 가진 제약사들조차 자존심(?)을 접고 계열 효과라며 마케팅에 활용할 정도다.
관건은 출시 시기다. 업계는 상반기 전후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8월 허가를 받고 아직도 감감무소식인 '자디앙'이기에 앞날은 모른다. 또 '트라젠타', '트윈스타' 파트너였던 유한양행과의 제휴도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변수는 존재한다.
"바헬바, 스피리바 1위 경험 장착"
향후 COPD 치료 대세가 될 1일 1회 LAMA+LABA 복합제 '바헬바 레스피멧(티오트리피움+올로다테롤)'도 격전지에 뛰어든다.
현재 시장에 급여를 받고 출시된 LAMA+LABA 복합제는 GSK '아노로엘립타(빌란테롤/유메클리디니움)', 노바티스 '조터나 브리즈헬러(인다카테롤/글리코피로니움)', 대웅제약 듀어클리어제뉴에어(포르모테롤/아클리디니움) 등이다.
'바헬바'는 이들보다 후발주자지만 COPD 치료제 독보적 1위 LAMA '스피리바(티오트로퓸)' 성공 경험을 살린다는 방침이다.
앞선 주자들의 시장 침투는 미미하다. LAMA+LABA 중 가장 먼저 급여를 받고 나온 '아노로'는 작년 UBIST 기준 11억원이다. '조터나'는 3.2억원, '듀어클리어'는 0.3억원에 그쳤다. 쓰임새는 자명하지만 아직 시장이 반응하지 않고 있다.
기저인슐린 란투스 첫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인슐린글라진)'도 발매 시기를 조율하며 올해 시장 침투를 노린다.
먹는 항응고제(NOAC) '프라닥사(다비가트란)'은 신제품은 아니지만 사실상 올해가 급여 확대 후 본격 경쟁 무대라는 점에서 '자렐토(리바록사반)', 엘리퀴스(아픽사반)', '릭시아나(에독사반)' 등과 경쟁한다.
지오트립, EGFR 비소세포폐암 2세대 닉네임 따낼까
EGFR-TKI 1차약은 로슈 '타쎄바(엘로티닙)'와 아스트라 '이레사(게피티닙)'가 쓰였다. 이후 베링거 '지오트립(아파티닙)'이 가세했다. '지오트립'을 로슈와 아스트라는 같은 1세대로, 베링거는 2세대로 지칭하고 있다.
'지오트립'은 2세대 닉네임 갖기에 끊임없이 도전 중이다. 직접 비교(Head to head)에서 '이레사'보다 무진행생존기간(PFS) 등이 개선된 LUX-Lung 7 임상이 대표적이다.
'이레사'와 '지오트립'을 쓰다 내성이 생긴 환자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도 선두주자(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를 쫓고 있다. 베링거는 한미약품 T790 타깃 신약후보물질(HM61713)을 받아와 임상을 진행 중이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유한양행이라는 걸출한 파트너가 있었지만 베링거하면 뒤집기 명수로 불릴 만큼 후발주자의 역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올해 신제품인 자디앙, 바헬바 레스피멧, 베이사글라 등도 계열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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