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례대표 출사표와 관련해 협회의 정치 중립성 위반 등의 이유로 해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시도의사회의 상임이사진 일괄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강청희 부회장은 "모든 책임을 떠맡고 불명예 퇴진하는 것은 의협과 의료계 미래를 위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집행부 불신임에 앞서 회장의 재신임을 우선하라는 '배수진'을 쳤다.

28일 강청희 의협 부회장은 최근 자신에게 겨냥된 해임론과 사퇴 요구에 개인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전국 16개 광역시도협의회장 협의회의 입장을 비롯해, 경남의사회는 정기총회를 통해 추무진 의협 회장, 강청희 부회장,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의 사퇴 권고를 의협 정기총회 건의안으로 채택한 바 있다.

특히 강청희 부회장의 경우 비례대표 신청으로 국회 대관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소흘하고 차질을 빚게 했다는 게 주요 이유다.

이에 강청희 부회장은 "20일 출사표를 내고, 2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며 "이는 2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난 시점으로 경남의사회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출마를 이유로 업무를 등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입법과정에서 올바른 의료 전문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포퓰리즘이나 사회 여론에 따라 엉뚱한 방향으로 법안이 개악됨을 가장 안타까워했다"며 "울분을 느끼면서 회무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충정은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관 업무를 통해 비급여강제조사법안의 보건복지부장관의 적정금액 기준 고시 안내를 삭제하는 등 상당부분 보이지 않는 노력에 의해 조율 작업을 완수했다"며 "DUR 법안의 과태료 부분 삭제, 의료분쟁조정의 사망·중상해에 국한된 것도 강력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나 시도회장협의회, 그리고 대의원회는 지지를 하지 않은 만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문제도 없었다는 게 그의 판단.

강청희 부회장은 "반면 김숙희 회장에 대해서는 대한의사협회, 시도회장협의회, 개원의협의회, 여자의사회의 지지선언이 줄지어 있었다"며 "오히려 협회의 중립성 훼손을 우려할 정도의 지지가 없었다는 것이 본인에게는 너무나도 슬픈 현실이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부분은 달리는 말의 기수를 누가, 왜, 어떻게 바꾸었나 하는 부분이다"며 "의료계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사를 앞두고, 의사회 내부에서 속된 말로 뒷통수 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포함한 상임이사진의 해임건에 대해선 추무진 회장을 거론하며 배수진을 쳤다.

강청희 부회장은 "인적쇄신이 필요한 부분은 추무진 회장의 뜻에 따르겠지만 지난 시절 희생을 감내하고 묵묵히 일해 온 상임이사들이 모든 책임을 떠맡고 불명예 퇴진하는 것은 의협과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또한 앞으로 이어질 의협 임원진의 입장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에 명확히 반대의 뜻을 표한다"며 "집행부의 불신임을 원한다면, 회장에 대한 재신임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