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뢰-회송 시범사업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의지를 드러냈지만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선 다른 방식의 접근과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3차 병원이 외래환자 진료를 통해 저수가로 인한 손실액을 메꾸고 있는 상황에선 결코 의뢰-회송 인센티브로만으로는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3일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백범기념관에서 2016년 춘계 학술대회 및 제35회 연수강좌를 개최하고 일차진료에 필요한 약물치료와 최신 진료지침 등을 강의했다.
지난해 가정의학과는 국내 도입 30주년을 맞았다.
질병의 종류, 연령 등에 관계없이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1차 의료 전문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현실은 도입 당시와 크게 바뀐 것이 없다는 게 유태욱 회장의 진단.
유태욱 회장은 "가정의학과 도입 30년이 넘었고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수 차례 지적했지만 지금도 크게 바뀐 부분은 없는 것 같다"며 "국내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들은 1차 의료의 관문 역할을 하기 보다는 그저 타과와 함께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까닭에 최근 보건복지부의 의뢰-회송 시스템을 통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지가 아쉬울 따름이다"며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진지 오래됐지만 이번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의뢰-회송 시스템의 문제점은 의뢰-회송에 따르는 인센티브라는 유인 기전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
유태욱 회장은 "3차 병원이 중증환자나 정확한 진단, 스터디에 집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경증 외래환자에 치중하는 이유는 사실상 적자를 보전해야 하는 저수가에 기인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뢰-회송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3차 병원이 중증환자를 보면 볼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이를 외래 환자로 벌충해 왔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교정, 개선하지 않는 한 의료전달체계는 작동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아무리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수 개월간 경증환자를 붙잡고 진료를 보면서 얻는 금액이 더 크다고 하면 누가 인센티브를 받으려 하겠냐"며 "대학병원의 어떤 교수들이 환자를 설득해 1차 기관으로 보낼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3차 병원이 중증환자, 연구만으로도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유태욱 회장은 "의원급 원장들이 느끼는 실제 회송률은 1%도 안되는 게 현실이다"며 "3차 병원이 경증 외래 환자를 보지 않더라도 자립할 수 있는 구조가 없다면 의뢰-회송 시스템은 정책실패로 귀결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단편적인 시각으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땜질 처방을 내놓는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도 분명 노력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계속 실패만 한다면 현장의 정책 전문가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게 낫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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