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설사와 복통 등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발생기전을 규명해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울렸다.
권미나 교수(좌)와 배진우 교수.(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와 경희의대 배진우 교수, 연세의대 천재희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18일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체내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 베타' 분비를 촉진시켜 염증성 장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 도약 사업 및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 사업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면역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이뮤니티'(Immunity, IF=21.561) 4월호에 게재돼 학문적 우수성을 입증했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구분되는 염증성 장질환은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복통, 설사를 수반하는 만성적 난치성 질환으로 아직까지 질환 발생 원인과 진행 경과를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에 걸린 생쥐와 크론병 환자군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 장내 바이러스 군집 변화에 따른 염증성 장질환 발병 양상과 면역학적 특성을 규명했다.
세부적으로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 3/7'(TLR 3/7) 기능이 망가진 생쥐에서 염증성 장질환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점을 주목했다.
연구팀은 톨유사수용체 3/7 활성화에 따른 염증성 장질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대장염에 걸린 생쥐에게 폴리와 이미퀴모드 물질을 투여했다.
분석 결과,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 3/7이 활성화돼 대장 점막 고유층 면역세포인 특정 수지상 세포(pDC) 활성이 촉진됐고, 체내 면역 단백질 물질인 인터페론 베타(IFN-β) 분비가 증가해 염증성 장질환 증세가 유의적으로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항바이러스제로 생쥐 장내 공생 바이러스 양을 감소시켰을 때 염증성 장질환이 더욱 악화된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항바이러스제 처리가 장내 바이러스 양적, 질적 변화와 장내 세균 군집에 유의미한 변화를 초래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크론병 억제기전 규명 모식도.
더불어 크론병 환자의 대장 조직에서 얻은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톨유사수용체 3/7 관한 유전자가 정상인에 비해 변이되어 있는 점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권미나 교수는 "우리 몸에 해롭다고 알려진 병원성 바이러스와 다르게 공생 미생물인 장내 바이러스의 경우, 장내 면역 시스템 방어 기능을 활성화해 염증성 장질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권미나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를 활용해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과 항바이러스제 남용에 대한 경계를 제시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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