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직업 만족도는 상당히 떨어진다. 보건소, 지방 의료원 등 공공의료를 바라보는 의사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이준영 서대문구 보건소장은 최근 서울의대에서 열린 공공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의료계가 의사 보건소장 확대를 주장하기 전에 보건소를 바라보는 의사들의 시각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쓴소리를 던졌다.
우선 그는 개원가가 갖고 있는 보건소에 대한 생각들은 '오해'라고 했다.
이 소장은 "의대 교육과정에 공공의료에 대한 배움의 기회가 전혀 없다. 공중보건학 강의 몇 시간이 전부"라며 "보건소가 진료를 많이 한다는 등의 오해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고 운을 똈다.
그러면서 "보건소장으로 4년간 근무하면서 보니까 의사들의 만족도가 간호사, 의료기사 등 다른 보건직군보다 떨어지더라"라며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는 프라이드도 떨어지고 자기계발도 상대적으로 덜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만족도 문제는 지방의료원도 마찬가지.
그는 "지방의료원에 들어오는 의사들은 대부분 개업 후 바쁜 시간을 보내다 시간을 넉넉하게 활용하려고 한다"며 "그런 사람들한테 공공의료를 하자고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거시적인 논의를 하기 전에 의사들이 어떻게 이 사회에 적응할 것인가, 공공의료에 대해 의사들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냐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의료에 대한 이준영 소장의 생각은 무엇일까.
그는 일본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기업들의 사회 공헌활동을 적극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은 "일본 기업을 매출의 일정 부분을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도록 돼 있다"며 "일례로 한 치약 회사는 사회복지법인, 공익 재단법인 단체 등과 재단을 하나 만들어 매출의 일정 부분을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이 재단은 지역 보건소 및 의료기관과 구강보건 사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나라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약하기도 하지만 시립병원, 의료원, 보건소 등 의료기관끼리도 협업이 전혀 안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고 지역 보건의료기관이나 공공의료기관이 협업한다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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