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시행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학술대회 운영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최근 다수의 학회에 따르면 제약사가 제품 홍보 취지에서 진행해왔던 런천 심포지엄이 뚝 끊겼다.
제약사 측에서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이를 유치하는 학회 입장에서도 자칫 법 위반 소지가 될라 꺼리면서 런천 심포지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가정의학회(이사장 양윤준·일산백병원)는 오는 10월 7~9일까지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아직 런천 심포지엄을 하겠다고 나서는 제약사가 없는 상태다.
양윤준 이사장은 "학술대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도 런천 심포지엄을 할 제약사가 정해지지 않아 답답하다"면서 "학회 중 식사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내달 27~29일까지 그랜드힐튼에서 추계학회를 개최할 예정인 재활의학회(이사장 방문석·서울대병원)는 애초에 런천 심포지엄을 제외하고 부스와 광고만 진행하기로 했다.
김영란법에서 정한 '식사 3만원' 기준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방문석 이사장은 "9월 28일 이후에 개최하는 학회는 대부분 런천 심포지엄을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 또한 제약사와 서로 리스크가 높아 제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런천 심포지엄은 제약사가 학회에 참석한 다수의 의사들에게 제품을 홍보하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였다. 의사 또한 최신지견 등 의학정보를 얻는다는 차원에서 나쁠 게 없었다.
하지만 오늘 28일,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런천 심포지엄이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 제8조 제2호에 따르면 가액범위(식사 3만원)이하라도 직무관련자로부터 음식물, 선물 등을 수수하는 경우에는 제한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는 경우에는 액수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대상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학술대회 런천 심포지엄이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 여부에 대한 법적인 판단이 없는 상황이라 제약사와 학회 양측 모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김영란법 내용 중 일부
이쯤되자 각 학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국 학회 측에서 학회 참석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해야 하는데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방 이사장은 "호텔에선 기존의 식사비용을 낮출 계획이 없고, 외부 음식은 반입이 안되기 때문에 호텔에서 학회 운영이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라면서 "당장 이번 추계학회에서 어떻게 식사를 제공할 지 고민"이라고 했다.
호텔 인근에 마땅한 식당이 없고, 샌드위치를 제공하려니 외부음식 반입을 제한하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차라리 국제 학술대회는 국제회의 전문용역업체(PCO)를 통해서 진행하면서 런천 심포지엄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내달 27~29일까지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실시할 예정인 대한이식학회(이사장 안규리·서울대병원)는 예정대로 제약사 런천 심포지엄을 진행한다.
안규리 이사장은 "런천 심포지엄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면서 "법적인 자문을 구한 결과 국제학회는 PCO(전문용역업체)가 주축이 되서 추진하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제약사는 국제학술대회 전체를 후원할 뿐 식사는 학회가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식이고, 그나마도 행사 집행을 국제회의 전문용역업체(PCO)가 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안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서로 최종현 변호사는 "어떤 방식으로든 런천 심포지엄에 제약사가 자금이 투입된다면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 시행 초기에는 자칫 본보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 말까지는 몸을 사리는 편이 낫다"면서 "현재로서는 걸면 걸릴 수 있는 소지가 많은 법인만큼 매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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