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내시경과 소독에 대한 급여 정책을 논의중인 의료계가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정부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라는 두개의 높은 문턱이 있는데다 관행 수가 밑으로 가격이 결정되면 내과가 생사의 기로에 설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풀이된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관계자는 19일 "정부와 거의 밑그림을 완성했다고 생각했는데 논의가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며 "건정심 등 넘어야할 산이 많은데 답답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실상 교수, 개원의, 봉직의 가릴 것 없이 내과 전문의 전체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교수 중심의 소화기내시경학회와 개원의 중심의 위장내시경학회는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인 채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별도의 TF를 꾸려 비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동시에 수가 제정과 인상의 근거를 마련하는데 집중하는 모습.

위장내시경학회 관계자는 "일단 수가 자체는 논의 시작점에 비해 상당 부분 끌어올려 놓은 상태"라며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소독수가만 하더라도 과거 1000원대의 턱없는 금액보다는 현실화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원가를 밑도는 수준"이라며 "복지부와 담판을 지어서라도 원가 이상으로 올려놓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수가 모형은 진정내시경은 5만원에서 9만원대. 소독 수가는 12000원대가 유력하다.

의료계에서 주장한 관행 수가인 10만원대와 2만원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결국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번 줄다리기가 끝이 아니라는데 있다. 건정심이라는 최후 관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계에서 복지부와 건정심을 납득시킬만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의미다.

소화기내시경학회 관계자는 "정부도 소독 수가 신설의 필요성과 진정내시경에 대하 관행수가를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둘다 인정할만한 합의점을 어디서 내는가가 중요한 것 아니겠냐"며 "건정심에서 조정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만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내과 의사들이 초미의 관심을 가지며 총력전을 다짐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사실상 원가 이하 내시경 수가를 진정내시경으로 보완해 가며 생존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만약 진정내시경이 관행수가 밑으로 떨어진다면 사실상 내과의 주 무기인 내시경 자체를 접어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특히 만약 소독 수가가 제정되면 소독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와 감독이 동반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감이 높다.

위장내시경학회 관계자는 "일각에서 무력투쟁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 아니겠냐"며 "최대한 정부와 빨리 논의를 끝낸 후 건정심까지 그대로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