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 전체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Top 10을 유지하던 경북대병원은 2016년 6월말 기준 20위까지 밀려났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경북대병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엇보다 환자가 발길을 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병원의 무리한 규모확장도 크게 한몫 했다.
수년 째 높은 의료사고 발생율을 기록하면서 믿고 찾을 수 있는 국립대병원의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촉발한 장중첩증 소아환자의 사망사고 시발점이 경북대병원이었다. 또 같은해 빈크리스틴 투약 오류로 숨진 故 정종현 군의 의료사고는 환자안전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여론에 주목을 받은 의료사고 2건이 모두 경북대병원이라는 점도 병원 신뢰도에 타격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북대병원 의료이익은 201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11년 최악의 의료이익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병원이 무리한 규모확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운동연구소 김동근 연구원이 분석한 경북대병원 2015년도 결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칠곡병원 등 무리한 규모 확장이 병원 성장에 큰 장애물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칠곡경북대병원을 건립한 지난 2011년 의료이익률이 -12.1%로 급감,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한 이후 2012년 -3.5%, 2013년 -4.7%, 2014년 -3.9%, 2015년 -8.8%로 5년째 적자 운영 중이다.
의료이익금도 2009년 121억원으로 자금력이 있었지만 칠곡병원을 건립한 2010년 77억원으로 감소하더니 2011년 -38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2012년 -127억원, 2013년 -180억원, 2014년 -156억원, 2015년 -368억원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재정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상당수 대학병원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및 의료발전준비금을 비축하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적자라도 이 자금을 포함하면서 사실상 적자는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북대병원은 그마저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때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및 의료발전준비금 순전입액으로 2009년 197억원, 2010년 221억원을 쌓아놨던 병원이었지만 2011년 이마저도 -16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상태에 빠진 것.
김동근 연구원은 칠곡경북대병원에 이어 현재 공사 중인 700병상 규모의 임상실습동 건립이 경북대병원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북대병원은 이미 650병상 규모의 칠곡병원 건립을 위해 810억원을 차입, 매년 40억원의 이자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700병상 규모의 임상실습동 건립에 대한 차입금 및 이자비용을 부담하려면 2023년까지 이자비용 1116억원과 원금 2585억원을 합한 총 3701억원을 상환해야한다.
김동근 연구원은 "경북대병원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흑자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도 낮아 재무안정성이 높았지만 2011년 칠곡병원 건립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78억원의 적자를 기록, 매년 부채비율이 증가해 2014년말 부채비율은 182%까지 늘었다"면서 "최근 추락의 결정적인 원인을 칠곡병원 개원으로 향후 임상실험동까지 확장하면 부채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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