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의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를 두고 서울대학교 의대생은 물론 서울의대 동문까지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국회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을 고 백남기씨 사망과 관련 오는 14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고 백남기씨 사망 원인을 '병사'로 표기했다. 구체적으로 심폐정지 원인은 '급성신부전'이며 급성신부전의 원인은 '급성경막하 출혈'이라고 기재했다.
문제는 이를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
이를 두고 서울의대 학생 102인은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 내용은 저희가 배운 것과 달랐다"라며 문제를 삼았다.
고 백씨와 같은 경우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를 쓰면 안된다는 것은 의사국가고시 문제에도 출제할 정도로 기본적인 원칙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이같은 오류는 의학적, 법적으로 명백했던 고인의 사인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면서 "사망진단서의 오류로 인해 변사자 또는 변사의 의심이 있는 사체의 경우에만 부검 영장이 청구되기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의대생들은 "서울대병원은 오류에 대해 전문가 집단으로서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저희가 소명으로 삼고자 하는 직업적 양심이 침해받은 사안에 대해 침묵하지 말아주길 간절히 청한다"고 거듭 선배의사들의 행보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서울대병원 현직 의료진들은 묵묵부답이다. 하지만 지난 1일 서울의대 동문 365인이 후배들의 부름에 답했다.
동문들은 '후배들의 부름에 응답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선배의사의 책임감으로 답한다"라면서 "현재의 상황은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심병원이라는 우리의 믿음을 의심하게 한다"고 했다.
의대생이 지적했듯 동문 365인 또한 백씨의 사망진단서는 통계청과 의사협회에서 제시한 원칙에서 어긋난다고 봤다.
동문들은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해 사망했다면 '외인사'로 작성하도록 배웠다. 사망진단서에 기재했듯이 외상으로 인한 급성경막하 출혈에 따른 급성신부전으로 사망했다면 병사가 아닌 외인사"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서울대병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역사 속에서 어렵게 쌓아올린 가장 소중한 가치"라면서 "의사로서의 전문성과 소명의식으로 학생들과 동문의 부름에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이 지켜왔고 앞으로 지켜야 할 가치를 기억해달라. 동문들도 막중한 책임감을 함께 나누겠다"며 거듭 간절히 청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측은 의대생과 동문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기존의 '병사'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외부 압박도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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