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가 항체약물 솔라네주맙의 개발을 포기한지 두달 만이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치매 환자의 국가적 관리책를 대선공략으로 내세우며 주목을 받은 가운데, 굵직한 다국적제약사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의 개발이 연이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MSD는 BACE-1 억제제 후보약물인 베루베세스타트(verubecestat)의 후기임상 진행을 중단할 뜻을 내비쳤다. 경증에서 중등증까지의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에 초점이 맞춰진 신약 후보물질이었다.
베루베세스타트 임상을 모니터링하던 연구팀이 "더이상 해당 후보약물의 3상임상에서 긍정적인 임상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진행 중인 임상이 막을 내린 것이다.
다만, 전면 백지화가 아닌 노선을 틀어 차선책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릴리와 마찬가지로 경증의 알츠하이머 진단 환자에서 '알츠하이머가 발생하기 직전의 전구증상' 환자로 타깃을 변경했다.
MSD는 "이번 임상 외에 알츠하이머 전구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이 2019년 2월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전구증상 환자는 객관적인 기억력엔 문제가 있지만, 일상생활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업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의 개발에는 여러 난관이 상재한다"면서 "현재 다양한 제약사들이 베타 아밀로이드를 차단하는 항체 약물을 개발하고 있지만, 임상과정에서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입증하는데 실패하거나 뇌종창과 관련된 이상반응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MSD가 임상 중단을 선언한 베루베세스타트가 속한 BACE 억제제 계열 약물은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문제가 되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한다. 특히 아밀로이드 전구단백질(APP)이 베타 아밀로이드로 전환되는 과정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ACE 억제제 개발시장에 뛰어든 외자사는 여럿있다. 솔라네주맙의 개발 중단을 발표한 릴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손잡고 BACE 억제제인 'AZD3293(실험약물)'의 3상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바이오젠-에자이 BACE억제제 'E2609'의 2상임상 ▲GSK 'GSK933776' 2상 ▲암젠과 노바티스는 'CNP520' 후기임상에 착수한 상황이다.
알츠하이머 진단 경우 치료 실패 가능성 'UP', 차선책은 '전구증상 환자'
담금질을 하던 후보약물은 달랐지만, MSD의 임상 차질은 릴리와 모양새가 닮았다.
릴리의 솔라네주맙 임상 중단 소식은 작년 11월 말 공론화됐다. 베루베세스타트와는 기전상 차이가 있는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을 타깃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로 최초의 알츠하이머약 승인에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었다.
솔라네주맙의 결과는 '꽝'이었다. 경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EXPEDITION3 결과에 따르면, 위약군에 비해 인지기능의 악화를 늦추지 못했기 때문.
여기서 내린 결론은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이 나오기 전에 이들 치료제를 사용해보자는 것이었다.
때문에 릴리는 솔라네주맙을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아닌 알츠하이머 전단계 환자로 적응증을 틀었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법의 효과가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찍이 질병관리에 나서자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재 개발속도를 고려한다면 미국 생명공학사 바이오젠(Biogen Inc)의 '아두카누맙'이 최초의 알츠하이머약 탄생에 가장 근접해 있다.
아두카누맙은 베타 아밀로이드로부터 만들어진 뇌의 플라크를 제거하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작년 연말 후기임상 결과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서 야기되는 인지기능 저하의 지연 효과에 더해, 용량 증가시 문제되는 뇌종창 등의 주요 이상반응의 위험을 줄였다.
알츠하이머 후보약물 가운데 유일하게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내놓은 옵션으로,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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