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법안 내용을 전면 조정하며 법안 심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야당의 문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위원장 인재근)는 21일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을 담은 건강보험법과 원격의료 허용을 담은 의료법 등 11개 법안을 심의한다.
의료계는 원격의료 법안 통과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이를 인식하듯 복지부는 재검토안을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용어도 원격의료에서 '정보통신기술 활용 의료'로 변경했고, 원격의료 대상과 범위도 의료인을 제외하고 취약지와 거동불편자 등 환자 대상으로 국한했다.
세부적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의 진단과 처방 가능에서 진단과 처방을 '제외'하고 환자 수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조정했다.
의료계와 마찰을 빚은 정신질환자와 수술 퇴원 후 관리필요 환자 병원급 허용 등은 삭제했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의 경우, 노인장기요양법과 의료법에 의한 시설 입소자와 방문간호 및 가정간호 대상자로, 장애인은 장애인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과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거동이 현저히 불편한 자 등으로 제한했다.
교정시설 수용자와 군인, 원양선박 승선자의 경우, 의원급과 병원급 모두 허용했다.
복지부, 정신질환자와 수술퇴원 환자 원격의료 대상 '삭제'
의료계가 지적한 원격의료 의사 책임소지 관련, 의사 관리책임이 아닌 시설장비 결함을 명시해 면책 사유를 명확히 했다.
더불어 의사협회와 시도의사회 권한도 강화했다.
시행 신고시 의사회와 협의하고 운영상황 모니터링 및 제도개선 권고 권한도 부여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응은 차갑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원격의료 용어를 정보통신기술로 바꿨다고 달라질게 있느냐"고 반문하고 "만성질환자의 진단과 처방을 제외한다는 것도 의료가 아닌 상담 개념이다. 법안이 누더기가 되더라도 통과시키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투영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법안 통과 후 정부 입장이 어떻게 돌변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복지부 국과장들이 원격의료법 통과를 위해 의원실을 설득하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건강보험 부과체계 법안과 '딜했다'는 오해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법안소위를 통과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의료계 집단행동도 국회에 적잖은 부담이다.
야당 보좌진은 "원격의료법이 통과되면 의사협회 회장은 불신임으로 탄핵되고, 의료계 집단행동이 불보듯 뻔한 상황을 국회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법안 심의 과정이 순조롭지 않음을 예고했다.
변수는 존재한다.
구 여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법안소위 의원들이 원격의료 옹호론과 복지부 구애가 심의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는 건강보험법 심의를 마친 후 의료법을 심의한다는 입장을 정해 21일 오후나 22일 원격의료법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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