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종의 암환자 가이드라인에 담긴 권고사항(진단 및 치료 부문)이 '시기'와 '방법' 등을 놓고 일부 상충되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대상이 된 9개 악성 암종은 유방암 및 대장암, 폐암, 전립선암, 흑색종, 자궁암, 방광암, 갑상선암, 고환암으로 모두가 유병률 상위권에 속했다는 게 주목할 대목이다.
최근 학계 학술지포지엄에서 논의되는 한편 국제학술지(JAMA)에 게재되며 주목을 받은 해당 조사내용엔 미국과 유럽지역 총 41개 진료지침을 비교했다.
최신 개정을 마친 가이드라인 마저도, 일부 검사시기를 놓고는 학계 전반적으로 합의된 견해가 빠져있거나 권고사항에 저마다 차이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 진료지침의 양대축을 담당하는 이들 가이드라인에 83%가 애매모호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는 결과였다.
국내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 할 때에도 미국과 유럽의 임상진료침을 주요 근거로 받아들인다는 데, 적잖은 고민이 따를 전망이다.
암분야 전 세계 톱클래스로 자리매김한 MSKCC(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연구팀은 "결국 진료현장에서 불필요하거나 부차적인 시술, 진료를 유도해 환자들에 부담을 안길 소지가 있다"면서 "과잉 혹은 과소치료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조사결과를 신중히 검토해 다음 진료지침 작업에 반영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교적 흔한 9개 암종을 타깃해 2010년 이후 발행된 미국과 유럽지역 암 가이드라인을 비교분석한 결과에선, 동일 암종이라고 해도 가이드라인마다 동일한 진단법을 추천하지는 않았다.
오직 소수에서 보편적인 권고사항을 달았는데, 문제는 '암환자들이 얼마나 검사를 지속해야 하는지' 전문적으로 합의된 권고사항이 적었다는 의견이다.
한편 조사팀에 따르면 미국보다 유럽 가이드라인이 애매모호한 권고사항 기재가 많았다.
'방광암, 전립선암, 유방암'…PET 촬영술 두고도 입장차
전 세계 암환자가 약 3300만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인구의 고령화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지금 유병률은 더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새로운 진단법이 속속 시장진입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신약이나 진단법이 시장에 나와도, 이를 진료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선 학계 진료지침 반영이 필수적인데 가이드라인 저마다 입장차이를 보인다는 게 이번 조사의 시사점이다.
각 가이드라인들은 어떠한 차이를 보였을까(JAMA 내과학회지 2017년 3월20일자 온라인판).
41개 중 90%를 상회하는 37개 가이드라인에서 통상적으로 쓰이는 신체검사(physical exams) 및 과거력 문진을 권고한데 차이는 없었다. 가이드라인 83%가 영상촬영 검사를 추천했고, 소화기계의 경우 63%가 내시경검사를 권고했다.
또 특정 유형의 암종에서는 23개 가이드라인(56%)이 바이오마커를 찾기 위해 환자의 혈액이나 소변, 조직검사를 통해 병리검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가이드라인에선 이러한 권고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암환자의 재발이나 진행여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시행하는 값비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기의 사용을 두고는 눈에 띄는 차이가 포착된다.
PET 촬영에 가장 애매한 임장을 보인 암종은 방광암, 전립선암, 유방암이었다. 오직 1개의 가이드라인만이 방광암에서 PET 사용을 추천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외 자궁암 가이드라인의 67%, 폐암의 60%가 PET 촬영의 권고사항에서 차이를 보였다.
국내 암학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국가 가이드라인 분석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특히 가장 최신 버젼인 2016년 2월 이후에 나온 학회별 가이드라인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암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표준치료법의 정립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는 사실과, 이러한 내용을 진료지침에 반영할 때 의료체계와 환자의 기대감, 비용효과적인 부문에 균형을 맞춰서 개정 작업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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