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투표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천표로 당선되는 구조속에서 선거 방식은 큰 변수를 낳을 수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코앞으로 다가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도 이를 둘러싼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회장선거 투표 방식 등을 담은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23일 대의원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전자투표를 우선적으로 실시한 뒤 이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는 우편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젊은 의사들의 투표권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기표소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도 담겼다. 전공의들과 공보의들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함이다.
의협은 대의원들을 충분히 설득해 이러한 선거 규정 개정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벌써부터 논란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투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기표소 투표 역시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개정안을 놓고 일선 의사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며 충돌하고 있다. 어떤 투표 방식도 완전하지 못한 이유다.
이번에도 역시 전자투표에 대한 공정성과 안전성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숱한 논란을 낳았던 K-voting에 대한 논란이다. 더욱이 개정안에 전자투표를 우선시 한다는 조항을 넣은 것도 말이 많다.
의협 A대의원은 "이미 전자투표의 한계가 드러났는데도 굳이 전자투표를 우선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시해 논란을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매번 일고 있는 논란을 공연히 부채질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우편 투표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도 아니다. 몰표 가능성이 있는데다 반송과 유실 등의 위험성이 높은 이유다.
의협 B대의원은 "그나마 전자투표가 직접 투표에 가장 가깝지 않겠느냐"며 "한번에 수십표, 수백표를 보내고 이를 다시 모아오는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이미 충분히 검증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나오던 기표소 설치 문제도 큰 논란거리다. 일각에서는 이 문제 때문에 선거관리규정 개정 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전공의와 공보의들을 위한 장치라지만 일단 투표 방식이 늘어나는데 따른 부작용이 있는데다 과거 부정선거 등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의협 관계자는 "의협 이사들 사이에서도 기표소 투표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거셌다"며 "우선 총회에 올려 의견을 묻기로 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특히나 기표소 투표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 공정성, 형평성 문제와 더불어 훈련소 내에 기표소를 설치하는 법적 문제까지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두개가 아니다"며 "투표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이는 것이 비단 이번 선거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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