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사용되는 나잘스프레이(흡입용 스테로이드)의 환자 선호도는, 치료 순응도와 증상관리에 중요한 열쇠가 된다."
선호도가 높은 나잘스프레이일수록 투약 순응도가 좋기 때문에 비염 증상 관리에 뚜렷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다.
환자 선호도를 놓고, 나잘스프레이의 대표 품목인 '플루티카손 푸로에이트(이하 FFNS)'와 '모메타손 푸로에이트(이하 MFNS)'를 저울질한 최신 임상 연구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환자 설문과 인지감각 평가를 통해 종합 분석한 결과,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선호도는 MFNS보다 FFNS에서 높았다. 이유인 즉, FFNS가 사용 후 환자가 느끼는 자극이 덜했고 인후 이질감이나 코막힘 증상의 개선이 앞섰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UIA대학 호흡기알레르기 임상연구센터 아나히 야네즈(anahi yanez) 교수팀이 진행한 해당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는, SCI급 학술지인 미국 비염알레르기학회지(Rhinology & Allergy) 2016년 겨울호에 게재됐다.
이는 '성인 및 2세 이상의 소아에서 계절성 또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 증상의 치료'를 적응증으로 하는 아바미스(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와 나조넥스(모메타손푸로에이트) 나잘스프레이의 환자 선호도를 비교 평가해 본 결과였다.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한국 등 4개국 12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해당 연구에는 피부 항원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을 확진받은 300명이 등록됐다.
나잘스프레이 환자 선호도 주목…증상관리 갈림길
2010년 개정된 유럽의 ARIA(Allergic Rhinitis and its Impact on Asthm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전 세계 약 5억 명으로 집계된다.
스테로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나잘스프레이가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사용감에 따른 선호도는 치료 순응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 후 입안에 남는 뒷맛과 약물 냄새, 목넘김, 코막힘 증상 개선 등은 분무기를 사용하는 환자의 접근성에 주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비강 내에 뿌리는 스프레이 제제의 사용감이 환자 증상관리와 어떠한 연관성을 맺는가엔 다양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그 중 2006년 미국에서 발표된 알레르기 비염 환자 대상 대규모 조사 결과(Landmark Survey of Nasal Allergy Sufferers)에 따르면, 환자의 61%가 치료제를 중단하는 이유로 '치료 중 증상 변화'가 아닌 '약물 자체의 특징'을 원인으로 꼽았다.
스프레이 제품이 비강을 통해 구강 안쪽 인후로 내려가면서 냄새 및 맛, 뒷맛 등의 감각적 속성을 보이기 때문에 스프레이 사용시 환자가 불쾌감을 느낀다면 환자의 선호도 및 순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호도 갈림길 FFNS '56%' vs MFNS '32%'
이유? 1회 분무량 및 짧은 노즐, 분사 스위치 위치 등 차이보여
주저자인 야네즈 교수는 "앞선 연구들에선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 처방되는 스테로이드성 나잘스프레이의 효과와 내약성은 비슷하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면서 "다만 이러한 스프레이의 순응도와 접근성에 따라 치료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스프레이 사용 환자의 순응도와 접근성을 알아보기 위해, 대표적인 두 개 나잘스프레이에 환자 선호도 조사를 시행한 이유였다.
연구에 참가한 300명 환자의 연령은 17세부터 65세까지로 고른 연령 분포를 보였으며, 이들에서 코막힘과 재채기, 콧물, 등 증상의 중증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TNSS(total nasal symptom severity) 점수의 분포는 무증상 환자(3점 이하)가 54%, 4점 이상인 증상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46%를 차지했다.
환자 선호도 평가는 전체적인 환자 선호도(Overall Preference)를 비롯해 분무 직후 즉각적인 반응(Immediate Attributes), 투여 2분이 경과된 시점에서의 지연반응(Delayed Attributes) 등 3가지 평가변수를 토대로 했다.
그 결과, 나잘스프레이 투여 후 환자의 감각적 속성과 환자 선호도에는 격차가 벌어졌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선호도는 MFNS보다 FFNS에서 뚜렷이 앞섰다. 나잘스프레이를 선호하지 않은 12% 환자를 제외하고는 FFNS의 선호도는 56%로 MFNS 32%에 비해 높았다.
야네즈 교수는 "나잘스프레이 어느 쪽도 선호하지 않은 12% 수치도 눈여겨 볼 부분"이라면서 "12% 환자의 대부분(72%)은 특정 약물을 기피한 것이 아니라 FFNS와 MFNS 모두를 선호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선호도에 차이를 보인 이유로는, FFNS가 코막힘을 개선하는 효과에 더해 "인후 이질감이 낮다" "덜 자극적이다" "진정작용이 더 크다"는 의견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많았다.
특히 즉각적인 반응과 지연 반응을 비교해본 인지감각 평가에서는 코막힘 개선과 목넘김이 좋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들어갔다. 이외 분무 2분후 설문한 지연 반응에선 "입안에 남는 뒷맛" "코에 덜 자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MFNS보다 FFNS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았다.
그렇다면 해당 환자들이 플루티카손 푸로에이트를 선호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야네즈 교수는 "무증상 환자와 증상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 모두에서 FFNS의 선호도가 높게 나왔다"면서 "이러한 선호도의 차이는 개별 나잘스프레이 제품의 특징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프레이 노즐 길이의 차이를 비롯해 분무 방식과 정교함에서도 FFNS와 MFNS은 차이를 보인다"며 "환자가 느끼는 사용감에 있어서도 FFNS는 MFNS 전체용량 400𝝻g보다 작은 200𝝻g 용량으로, 적은 분무 용량에 따른 이질감이 덜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주성분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약물을 전달하는 구동장치(Actuation System)에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대목이다.
FFNS는 디바이스의 작동버튼이 상단에 있는 MFNS와 달리 측면에 달렸으며, 비강에 삽입되는 노즐이 상대적으로 짧고 1회당 분무되는 용량이 적다는 특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작년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도 이번 환자 선호도 평가와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SCIE급 국제 학술지 'Auris Nasus Larynx'에 게재된 해당 연구에선,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나잘스프레이의 선호도와 인지감각을 비교한 결과 FFNS의 선호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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