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분화갑상선암에 표적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은 '렌비마'가 하반기 급여적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대적인 지형 변화를 예고했다.
치료 혜택을 두고 우월한 임상효과를 쏟아내며 학계 기대를 한껏 모았던 신약인 만큼, 또 다른 치료적 대안으로서 자림매김할 채비를 끝마친 모양새이다.
최신 업데이트가 진행된 국제 암진료지침(2017년 NCCN 가이드라인)의 경우 일부 암종에선 라이벌 품목보다 우선권고 되는 한편, 특정 연령대의 고령환자에 전체 생존기간(OS) 개선 혜택을 처음으로 입증하며 임상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금껏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재발성 또는 전이성 진행성 분화갑상선암에 사용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는 넥사바(소라페닙)가 유일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렌비마(렌바티닙) 급여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치료 선택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터.
그렇다면 분화 갑상선 환자에서 확인된 렌비마의 실제 치료 성적은 어땠을까.
2015년 3월 미국FDA에 해당 적응증을 승인받은 표적항암제 렌비마는, 최신약으로 리얼월드 데이터나 시판후조사(PMS) 결과가 부족했다. 그런데 작년, 미국갑상선협회(ATA) 연례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물음에 답이 될만한 리얼월드 데이터가 공개되기 시작했다.
2015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시행된 실제 임상현장 결과, 투여 환자에서 확인된 무진행생존기간(PFS)은 그동안 진행됐던 임상 결과들과 일관된 경향을 보이며 혜택 검증에 성공한 것이다.
앞서 렌비마 시판허가의 근거가 된 대표적 3상임상인 'SELECT' 연구에선, 위약(3.6개월) 대비 렌바티닙의 PFS 중간값이 18.3개월로 크게 앞선 바 있다. 특히 사망이나 질환 진행 위험을 79%까지 낮추며 주목을 받았다.
다만 치료 초기 이상반응으로 고혈압이 일부 사례에서 보고됐지만, 이는 용량 조절을 통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논의가 진해됐다. 학회 발표에 포함된 일부 증례에선 "일부 환자에선 이상반응 관리를 위한 용량 감량이 필요했지만, 그럼에도 이들에서 매우 극적인 치료반응을 보였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웨일코넬의대 내과 리차드 로빈스(Richard J Robbins) 교수는 ATA 학회 포스터 발표를 통해 "6명 환자에 실제 처방 결과, 일부 환자에선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매우 극명한 치료 반응을 나타냈다"며 "매우 신속하면서도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효과를 보였는데, 이들 중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보고했다.
렌바티닙, 65세 이상 고령 'OS 개선 혜택' 첫 검증
젊은 연령대부터 고령까지…처방 근거 구축
여기에 최신 3상임상 한 편이 근거를 추가했다.
65세 이상의 해당 분화 갑상선암 환자에서 전체 생존기간(OS)을 의미있게 연장시키는 치료 혜택을 또 다시 입증한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해당 3상 하위분석 결과가 임상적 근거 수준이 높은 전향적 방식으로 이뤄진데다, 실제 OS 개선 혜택을 검증한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는 대목이다. 다만 OS 개선 혜택은 상대적으로 고령에서 우선 증명이 됐다.
해당 결과는 임상종양학회지 6월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는데, 주저자인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에이브람슨 암센터 마르샤 브로스(Marcia Brose) 박사는 "렌바티닙의 OS 개선 혜택을 두고는 젋은 연령대에서도 결과가 다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번 연구가 단일 연구이기 때문에 전체 연령대에서 혜택을 따져보는데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SELECT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로, 렌바티닙의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을 연령에 따라 살펴봤다.
그 결과 17.1개월의 추적관찰(중간값) 뒤 예상된 OS 개선 혜택은, 위약군 대비 65세 이상의 고령 렌바티닙 투여군에서 유의하게 47%가 개선됐다.
이외 젊은 연령대에서도 추가적인 혜택을 보였다. 객관적 치료 반응률이 72%로 고령 환자군(55%)에 비해 높았으며, 첫 투여용량 감량까지 걸린 시간도 3.7개월로 고령환자군(1.5개월) 대비 연장됐다.
또한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 발생 비율도 젊은 연령대에서 67%로 고령환자군(89%)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 개선된 PFS, 고령 환자군에서의 OS 개선, 관리 가능한 약물 독성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재발성 또는 전이성 진행성 분화갑상선암 전체 환자군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학회 관계자는 "고령 환자에서 렌바티닙의 생존기간 혜택을 따져본 이번 연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면서 "앞으로 이들 환자군에서 렌바티닙의 사용을 고려할 때, 보다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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