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에 100위 밖의 이 기업은 대기업도 아니다. 그렇다고 근무 여건이 좋다는 뜻으로 '신의 직장'에서 God을 따온 것도 아니다. 이 회사는 어떻게 신의 칭호를 얻었을까?
최근 갓뚜기(오뚜기+God)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과의 대화에 14개 대기업 외 중견기업으로 오뚜기가 유일하게 초청받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식음료 회사로 친숙한 오뚜기가 신의 칭호를 얻은 것은 사내 비정규직의 비중이 적고, 경쟁 업체들과 달리 수년째 라면값을 동결하고, 1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지금은 고인이 된 함태호 오뚜기 초대회장은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통해 4000명 이상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또 2015년에는 300억 규모의 주식을 장애인복지재단에 기부해 훈훈한 미담이 됐다.
갓뚜기가 회자되는 건 기업의 실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익의 규모와 상관없이 숫자로 환원되지 않는 리더의 철학과 비전, 사회적 공헌에 따라 기업의 접두어가 '신'이 될 수도, 반대로 '악덕'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회적 공헌 등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란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제약업계의 현 주소는 어떨까.
최근 모 제약사 회장의 막말 파문에 이어 모 회장이 리베이트 혐의로 구속되면서 제약업계는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A제약사에서 B제약사로 이직한 모 직원 역시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사장의 막말 사례를 귀띔해 주기도 했다.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오너들의 행동이 '오너 베네핏(Owner Benefit)'으로 작용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제약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명쾌해 진다. 오너의 철학이 실적이나 기술력만큼 중요한 시대라는 점이다.
실제로 복지부 역시 혁신형 제약기업 회장의 근로자 폭언 등 비윤리적 행위와 관련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을 연계하는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이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약가 우대, R&D 우선 지원, 세제 혜택 등을 주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 게 제약사의 의무이자 도리라는 인식과 맞닿아 있다.
수 년 전만 해도 한미약품은 리베이트로 큰 회사라는 오명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체질 개선을 위해 접대비를 줄이고 매년 R&D에만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더 이상 리베이트로 성장할 수는 없다는 오너, 아니 리더의 결단이 '기술력의 한미약품'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자성론에 이어 신약 개발을 위한 체질개선이 한창 진행 중이다. 오너의 철학까지 곁들인다면 신약으로 보국하겠다는 제약업계 중 '갓'의 칭호를 얻는 제약사도 나타나지 않을까.
오너 리스크의 시대, '착한 제약사'는 어쩌면 이제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제약업계의 새로운 덕목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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