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집행부에 이어 전국 시도의사회와도 척을 지게 되면서 정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집행부와 시도의사회를 배제한채 조직력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이로 인해 절름발이 운영이 불가피해졌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A시도의사회장은 25일 "소통과 화합으로 비대위를 운영하겠다더니 시작부터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단을 쳐내는 것이 소통이고 화합이냐"며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자꾸 집안싸움을 일으켜 뭘 얻고자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비대위와 집행부간에 갈등이 인데 이어 김숙희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을 비롯한 시도의사회장단과 마찰이 일고 있는데 대한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비대위와 집행부, 시도의사회장단과의 관계는 사실상 결별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비대위 발대식.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단과의 갈등이 모두 여기서 시작됐다.
집행부와의 갈등의 시작은 바로 추무진 회장이 축사에 불참한 것에서 불거졌다. 이를 두고 비대위는 발대식에 추 회장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비대위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곧바로 추무진 회장과 집행부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내고 추 회장이 회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대외적으로 공론화에 나섰다.
그러나 집행부의 입장은 이와 완전히 다르다. 이미 한달전부터 전국 보험이사 연석회의가 예정돼 있었고 정부 인사들의 참석도 확정된 만큼 발대식 날짜나 시작을 변경해 달라고 수차례나 요구했다는 것이다.
또한 비대위에서 그 날짜와 시간을 강행하면서 이미 대관 예약이 되어 있는 3층 회의실을 쓰겠다고 통보해 어쩔 수 없이 연석회의 장소까지 옮기며 배려했는데 원색적인 비난으로 추 회장과 집행부가 매도당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도의사회장단과의 마찰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이 문제의 발단도 집행부와의 갈등과 연장선상에 있다.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이 비대위 위원장단이 위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정과 계획을 통보하고 있으며 추 회장에 대한 성명서 또한 위원들과 전혀 상의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이 시작이다.
일방적인 통보 후에 불참을 이유로 비난했다는 추 회장과 집행부의 의견과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여기에 건정심에 비대위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김숙희 회장이 자리를 양보했지만 비대위에서 '김 회장이 문재인 케어 등을 건정심에서 제대로 저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를 했다'는 얘기가 퍼져 나가면서 갈등의 불씨를 더욱 지폈다.
그러자 이동욱 비대위 사무총장은 즉각 비대위 단체 연결망에 글을 올려 이에 대해 반박하기 시작했다. 시도의사회장단들이 비대위 운영 방식에 비난만 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시도의사회장단들이 비대위에서 나가야 한다는 입장.
이동욱 사무총장은 "서울시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거나 회의의 주요 결정을 할때 상임이사회 결정으로 추진하지 모든 회원들에게 의견을 물어 나가느냐"며 "그런 말을 하려거든 위원장단 회의에 들어오라고 누차 얘기했는데도 시도의사회장들 대부분이 비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시도의사회장들의 행태를 지금까지 참았지만 이렇게 비겁하게 익명으로 언론을 통해 비대위를 비판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투쟁을 반대하고 협상구걸만 지속하는 김숙희 회장과 시도의사회회장들은 비대위 운영규정 4조4항에 의거 해촉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김숙희 회장을 비롯한 시도의사회장단들은 이 또한 비대위의 독단적인 행태라며 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촉하고자 한다면 해촉하라는 강경한 태도다.
김숙희 회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전하기 위해 비대위에 들어간 시도의사회장단들이 회의중에 반대 의견을 낸다고 비대위를 방해한다고 주장하면 더이상 회원들이 의견을 전달하지 말라는는 뜻과 같다"며 "지금 3만명을 동원하는 집회가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비대위를 구성한지가 언제인데 구체적인 투쟁 로드맵과 대응전략 없이 실패하면 협상력이 크게 떨어지는 대규모 집회를 기획하고 이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신자' 운운하며 호도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비대위"라며 "일방적인 운영에 반발하는 시도의사회장단들이 해촉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면 협박만 하지 말고 나부터 해촉하라"고 말했다.
집행부와 더불어 비대위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한 셈. 현재 비대위 구성 인원이 4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원 중 무려 절반이 현 위원장단에 반발하며 등을 돌린 셈이다.
이로 인해 사실상 비대위는 절름발이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단과 척을 진 상태라는 점에서 궐기대회 준비 등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비대위가 이제서야 본격적인 운영을 앞둔 상황에서 내부 분열로 진흙탕 집안 싸움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투쟁력과 협상력 또한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의협 임원을 지낸 원로 인사는 "비대위 구성 인원을 보면서부터 진작 이러한 상황을 예상했다"며 "조직을 운영하는 노하우와 정치력은 무모한 용기와 패기만 있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시작도 하기 전에 집안싸움으로 니편 내편 갈라놓고 무슨 궐기대회고 강력한 투쟁이냐"며 "설사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안에서 수습을 했어야지 이렇게 대외적으로 다 터트리고 나면 이제 줏어담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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