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민간보험사 진료제공 논란이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 재검토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정부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을 추진 중인 보건·의료계와 관련 스타트업 종사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자칫 보건·의료 빅데이터 관련 산업군 전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달 30일 무상의료운동본부와 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최근 논란이 되는 심평원의 진료정보 제공을 규탄하고,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앞서 국회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심평원이 민간보험사 8곳과 민간보험연구기관 2곳에 국민건강정보가 담긴 표본 데이터셋을 건당 30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넘겼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 의원은 복지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추가로 심평원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교보생명, 신한생명, 코리안리재보험에도 '표본 데이터넷'을 총 35건(약 4430만명분)을 제공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비식별화된 빅데이터라고 하더라도 민간보험사가 악용할 수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을 이전 정부의 '적폐'라고 규정하며, 추진 중단과 사업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를 바라보는 보건·의료계는 자칫 관련 산업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비 650억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으로 '고려대의료원 정밀의료사업단'(이하 정밀의료사업단)이 지정되면서 여러 대형병원이 서로 힘을 합쳐 빅데이터 연구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
빅데이터 연구에 참여 중인 A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앞으로 빅데이터를 축적해 딥 러닝함으로써 미국과 중국 등과 경쟁해야 한다"며 "중요한 시점에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져 안타깝다. 빅데이터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보험사에 제공한 비식별화된 진료정보와 나머지 보건·의료계, 제약계 등 산업군에 제공된 진료정보도 같은 데이터"라며 "문제가 된다면 모든 연구와 산업군에 제공된 진료정보도 함께 문제가 되는 것이다. 현재 법적으로는 이를 제공해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인데, 무엇보다 법적인 맹점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담보되는 시스템으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은 현재의 빅데이터 제공하는 시스템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심평원을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했던 스타트업 기업들은 자칫 관련 산업군에까지 불똥이 뛸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
한 유헬스(u-health) 업체 대표는 "심평원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제공하기 이전부터 건보공단이 100만명의 표본코호트를 연구용으로 제공해왔다"며 "심평원이 이보다는 최근 공격적으로 제공해오면서 산업군으로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마치 이전 정부의 적폐로 함께 규정돼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정보 가이드라인 문제도 제기되지만 이는 산업계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심평원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비식별화 데이터를 함께 확인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선점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번 논란을 계기로 환자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담보될 수 있도록 시스템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보건·의료 관련 스타트업체 대표는 "진료정보 제공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환자 개개인이 비식별화 돼있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즉 빅데이터 논의 구조에 국민이 없는 것이다. 심평원이 보유한 빅데이터의 경우도 국민 개개인의 동의를 받은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간단하게 말하면 아이와 함께 외국을 나가야 하는 상황일 때 병원 진료이력을 확인하는 것 자체도 현재는 어려운 것이 현재의 우리나라"라며 "빅데이터 제공 논의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동안에 쌓인 빅데이터는 기존처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는 빅데이터는 국민 개개인의 자기결정권이 담보돼야 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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