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
국정감사의 시작과 끝은 '문재인 케어'였다. 문재인 케어 집중포화 속에서 간호인력 대란, 호텔롯데의 보바스기념병원 합병 등의 이슈들이 깨알같이 다뤄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는 31일에 이어 차수를 변경해 10월 1일 새벽까지 보건복지부 종합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마지막 국감도 문재인 케어에 대한 우려감이 이어졌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 행위량은 증가하고 질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가장 걱정된다"며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분명히 생긴다. 신의료 접근도 점점 어려워져 질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제도의 준비성, 내용성, 지속 가능성에 별 1개(5개 만점)를 주며 낙제점을 매겼다.
김 의원은 "문재인 케어가 실패하면 건강보험 준비금마저 소진되고 보험료 인상 국민이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며 "문재인 케어가 미래세대 부담으로 실패한 정책이 되지 않도록 재원 확충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이해당사자와 소통을 적극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깜짝 폭로도 눈길을 끌었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정부가 문 케어 홍보로 26억원을 사용했으며 전문가를 활용해 칼럼을 기고하고, 언론사에 많게는 수백만원의 비용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여전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실행에 자신감을 표했다. 내년에 진행될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활용해 수가 개선도 약속했다.
박 장관은 "조금만 낙관적으로 보면 더 나은 상황에서 보장성 확대를 시행할 수 있다"며 "재정추계, 재정조달에 대해서는 큰 염려를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케어가 옳은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된 만큼 추진 과정에서 미비한 것은 최대한 잘 준비해서 제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장기 재정추계를 마련해 공청회 등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또 "내년이 수가를 전면 개편하는 해"라며 "종합적으로 수가 개선 계획을 짜고 있다. 사람 중심, 외과계열 중심으로 수가를 개선하겠다"고 자신했다.
깨알 이슈① 간호대란…엇갈린 병원계와 간호계
문재인 케어 집중포화 속에서 놓치고 지나가면 안 될 의료 현안들도 다뤄졌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주요 의료 현안과 관련 있는 사람들은 증인 및 참고인으로 불러 보다 자세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눈에 띈 부분이 간호인력 대란에 대한 병원계와 간호계의 입장차.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과 김순례 의원은 참고인으로 참석한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과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에게 각각 간호인력 수급 대책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옥수 회장(왼쪽)과 홍정용 회장
간호인력이 부족하다는 데에는 공감했지만 해법은 정반대였다.
김옥수 회장은 간호대 정원 확대 등으로 간호사 총량을 늘릴 게 아니라 간호사의 이직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방법으로 간호관리료 수가 현실화, 간호사 처우개선 등을 제안했다.
김 회장은 "경력 간호사가 늘어야 환자안전과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며 "정부는 실태조사를 하고 이직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정용 회장은 간호사의 처우를 아무리 개선해도 지방, 중소병원은 오지 않는 게 문제라며 '총량' 자체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홍 회장은 "간호사 구인 포털사이트를 보면 복리후생비, 퇴직금 등이 꽤 높은 수준"이라며 "처우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병원계와 간호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박능후 장관의 대답은 신중했다.
그는 11월 '처우개선' 중심의 간호인력수급대책 발표 계획을 이야기하며 "상호 대화를 통해 적절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호텔롯데 김정환 대표가 김상희 의원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깨알 이슈② 보바스기념병원…대기업의 의료사업 진출 우회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보바스기념병원을 인수합병한 호텔롯데 김정환 대표를 질책했다.
대기업이 독특한 방식으로 의료사업에 진출해 위법적인 요소가 많고 영리를 추구하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환 대표는 국감에 증인으로 자리했다.
김 의원은 "의료사업을 하려면 비영리법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인수합병(M&A)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의료사업에 진출했다"며 "호텔롯데가 오래전부터 기획을 하고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감상희 의원은 이어 "보바스기념병원이 회생 절차를 밟기 훨씬 전 호텔롯데는 등기부등본 상 사업목적에 의료 및 노인복지사업을 추가했다"며 "계획성이 보인다. 대기업이 의료사업에 참여하는 우회로로 교묘하게 활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질책은 정부로도 향했다.
그는 "호텔롯데의 병원 인수합병은 대기업이 우회적으로 의료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선례가 됐다"며 "이 사건이 불거진지 2년이 됐는데 복지부는 계속 방관했다. 복지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정환 대표는 계획되지 않은 인수합병이었고 법적으로도 문제없다고 했다.
그는 "보바스병원은 사회공헌 차원이다. 인수합병을 하기 2~3년 전부터 실버타운 조성을 검토한 적 있지만 아직 확정을 짓지는 않았다"고 해명하며 "법률자문을 받아 법원에서 진행하는 회생 절차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응한 결과"라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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