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분야에 발이 묶인 1차약 선정을 두고 학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과 관련, 해외 및 국내 진료지침이 '항암화학요법 이전(pre-chemo)' 환자에까지 1차약으로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는 급여권 진입에 가로막혀 있는 이유다.
그런데 올해 제69차 대한비뇨기과학회 올해 추계학술대회에서, mCRPC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엑스탄디(엔잘루타마이드) 1차치료 전략에 리얼라이프 결과가 나오면서 논의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최근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 전략'을 놓고, 이러한 최신 치료 트렌드를 논의하는 학술토론회가 서울 쉐라톤팔레스 호텔에서 열렸다.
토론회에는 ▲mCRPC 왜 치료시기가 중요한가(서울의대 변석수 교수) ▲mCRPC 치료 가이드라인 및 삶의질의 중요성(연세의대 이승환 교수) ▲환자 사례(국립암센터 정재영 교수) ▲해외치료 상황 및 학회 입장(성균관의대 주관중 교수)가 주요 발제를 이어 나갔다.
이날 심평원 약제관리실 박영미 약제기준부장과, 서기현 상근심사위원(내과 및 암질환심의위원회 위원)이 정부측 관계자로 참석했다.
서울의대 변석수 교수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서는 표준요법으로 도세탁셀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화학요법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를 거부하는 환자가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질환의 특성상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대부분에서는 '무증상 전이'를 가지는데, 뼈 전이가 80% 이상에서 나타나며 골절 삶의 질이 극도로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치료 트렌드를 보면, 미국과 유럽 비뇨기과학회에서는 기존 도세탁셀보다 엔잘루타마이드와 아비라테론+프레드니손 병용요법을 권고등급A의 1차적 사용을 추천한다"면서 "국내 학계 역시 이러한 입장을 받아들여 올해 한국임상학회가 내놓은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지침에서는 도세탁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엔잘루타마이드 및 아비라테론+프레드니손 병용 전략을 우선 권고 했다"고 강조했다.
변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비뇨기과 전문가들이 mCRPC 치료 전략을 두고 내놓는 최신 지견도 다르지 않다.
올해 열린 '국제비뇨기과전문의 컨센서스 미팅(APCCC)'에서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직전 환자나 무증상 환자의 경우 해당 두가지 치료 전략을 1차적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88%에 달하는 것으로 논의됐다.
학계 주요 가이드라인들은 이미 정비를 끝마쳤다.
현재 mCRPC 국제 치료가이드라인은 엔잘루타마이드가 항암화학요법을 받기 전인 환자에 1차약으로 자리매김한데다, 국내 비뇨기종양학계에서도 PREVAIL 임상 결과를 받아들여 1차약으로의 사용을 추천하는 것.
그러나 국내 사정은 다르다. 2015년 5월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의 mCRPC 환자에도 적응증을 허가받아 명목상 1차약으로의 사용은 가능하지만, 급여에 있어서는 아직 도세탁셀 이후의 2차옵션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학계 입장을 전한 성균관의대 주관중 교수는 "국내의 경우 도세탁셀 사용 환자에서만 급여가 이뤄지는 상황이지만, 해외는 임상근거를 반영해 '도세탁셀 화학요법 이전' 환자에까지 급여를 인정해주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고령 환자에서 도세탁셀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높게 나타나는데, mCRPC의 주발병 연령대가 고령이라는 게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도세탁셀 이후 사용하는 것보다 항암화학요법 이전부터 사용하는 것이 치료 성적이 더 좋다는데 학계 이견은 없다"면서 "모든 환자 대상이 아니라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 일찍부터 사용하자는 것이기에 장기적으로 지출 대비 효과를 고려한다 해도 근거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는 "일각에서는 전체 생존율 개선이 평균 5개월로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신장암 표적치료제의 경우 OS를 4~5개월 늘렸지만 보험은 다 인정됐다"면서 "임상 결과에서 통계적으로 의미가 어느정도 있느냐보다 실제적 치료 혜택을 따져봐야 한다"는 학계 입장이 나왔다.
또 환자 삶의 질 측면에서도 mCRPC 환자는 뼈전이로 인한 골절과 뼈통증이 상당하고 배뇨장애 및 변비 등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조기 치료전략의 처방권 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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