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를 위한 별도 입원수가 개선 없이는 시범사업과 본 사업을 성공할 수 없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전 한국보건의료원장)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확대 실효성 논란 관련, 보건복지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허대석 교수는 2012년 전공의 주 80시간 공론화에 따른 의료 대체인력으로 미국의 입원전담전문의(일명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첫 주장한 인물이다.
이날 허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수가의 문제점과 한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앞서 복지부는 전공의특별법 후속조치로 전공의 부족에 따른 의료공백과 넘치는 개원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꺼내들었다.
현재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 15개 대학병원 내과와 외과 전문의 56명이 전문의 수에 따라 1만 5000원부터 4만 3000원(환자 본인부담 입원 1일당 약 2000~6000원) 수가범위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 참여 중이다.
복지부는 2월부터 100병상 이상 전체 종합병원 확대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중복 허용 등 자격과 요건을 완화해 시범사업 확대를 유도하고 있지만,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모두 참여를 주저하는 게 현실이다.
허대석 교수는 우선, 입원수가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현 입원수가는 선택진료비가 폐지되면서 입원료*의학관리료(40%)로 국한돼 있다.
2015년 기준,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1인당 입원료는 1만 4198원이다.
이를 입원전담전문의 내과 병동(30병상)에 대입하면 한 달(30일) 간 '30명 환자*30일*1만 4198원=1277만원 8200원'이다.
2015년 기준 입원료 1만 4198원-내과 30병상 한달 수가 1277만원 '불과'
내과병동 의사인력은 인턴과 전공의, 전문의, 교수 등 최소 4~5명이 투입되는 점에서 내과병동 한 달 입원수가는 전문의 1명의 인건비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입원전담전문의 최소 3~4명이 근무하는 시범사업 병동과 비교해도 시범수가를 제외하면 동일하다.
허대석 교수는 "의학관리료 40% 가산인 1일 입원수가는 1만 4198원으로 상급종합병원 외래환자 1명 진료수가 보다 낮다. 여기에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수가는 전문의 1명의 인건비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과거 수가에 머문 입원수가 제도를 개선해야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미국의 입원전담전문의 입원수가는 환자 1인당 200달러(약 20만원) 수준이다.
허 교수는 "복지부는 입원환자 의학관리료에 의사들의 회진과 질병치료 상담, 교육, 의무기록 등 직간접행위가 포함됐다고 하나 이는 과거 산출 방식에 불과하다. 복지부가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과 본 사업을 원한다면 중증 입원환자를 24시간 전담하는데 필요한 별도의 입원 기술료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전담의사 입원수가 환자 1인당 200달러 "별도 입원 기술료 시급"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존재감을 제도화하지 않을 경우 현 56명의 입원전담전문의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대석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입원기술료와 더불어 급여의 생성근거가 필요하다.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입장에서 입원전담전문의는 경영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자칫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대형병원 56명의 전문의로 시범사업이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미국도 입원전담전문의 사업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론은 수련병원과 교수, 전공의 모두 입원전담전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조금씩 제 역할을 양보했다"며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와 의대생 통합교육까지 전담하고 있다. 수련병원 교수들은 전문 술기와 연구에 치중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또한 입원전담전문의가 입원환자를 전담하면서 필요한 행정적 잡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보조인력(PA)을 배치시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허대석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주 80시간 의무화에 따른 레지던트 빈자리를 대체한다는 사고방식으론 해법을 찾기 어렵다. 수가개선과 함께 교육기능을 부여해 그들의 존재감과 자존심을 고취시켜야 한다"면서 "복지부의 본 사업 의지도 중요하지만 시범사업 안착을 위한 현실적인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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