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를 비롯한 인근 지역 한 달 외래환자 평균 6만 여명과 입원환자 7000여명을 직원 21명이 모두 담당하고 있습니다. 교직원들은 우리 부서를 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부르고 있죠."
전남대병원 진료비심사과 박양미 과장(사진)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호남지역 대표 국립대병원인 전남대병원의 성장세가 무섭다.
광주권역 외상센터에 이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유치하며 명실공이 호남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전남대병원 성장 배경에는 진료비심사과 박양미 과장을 비롯한 21명 직원들의 숨은 노력이 담겨있다.
진료비심사과는 보험급여 청구심사부터 진료비 사전심사, 이의신청, 심판청구, 자동차보험 청구, 산재보험 청구, 청구 미수금 관리 그리고 적정성 평가, 진료비 민원 등을 담당한다.
외래환자가 전남대병원에 내원하는 순간부터 외래와 검사, 수술, 입원, 퇴원 후까지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꼼꼼히 관리하는 보험 부서이다.
타 병원과 마찬가지로 진료비심사과 업무 효율성에 따라 전남대병원의 경영수익이 시소게임을 하는 사실상 경영 첨병 부서인 셈이다.
박양미 과장은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에서 요구하는 보험 관련 자료가 다양화되면서 진료비심사과 역할과 범위도 커졌다. 과거와 같이 한번 머리 속에 입력한 급여기준 관련 내용을 토대로 업무에 임하던 시대에서 매번 변경되는 고시와 정책을 새롭게 입력시키는 종합적인 심사부서로 달라지고 있다"며 보험부서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전남대병원 간호사로 입사해 진료비심사과 초기 멤버에서 화순전남대병원을 거쳐 전남대병원 진료비심사과 과장직에 오른 30년차 베테랑 이다.
박양미 과장은 "1996년 OCS(처방전달시스템) 도입 후 원무과 내 4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진료비심사과가 이제는 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서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이삼용 병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도 진료비심사과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적극 응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IT 강국으로 모든 업무가 전산화됐지만, 보험부서는 여전히 종이 차트가 수북이 쌓여 있다.
박 과장은 "전자의무기록(EMR)와 CD 등으로 보험 청구 역할이 모두 전산화된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아직도 종이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심사평가원에 보고해야 하는 산재보험 청구 자료와 적정성평가 자료 등 A4 용지로 한 달 기준 몇 박스가 된다"고 전했다.
진료비심사과는 복지부의 의뢰-회송 시범사업과 심층진료 시범사업 참여를 준비 중인 경영진 기조에 발맞춰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박양미 과장은 "지난해 협력 병의원을 500여개로 확대하면서 의뢰-회송 시범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중증질환을 받아줄 지역 병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의료질평가지원금 평가지표인 장기재원 일수를 줄이기 위해 회송을 의뢰해도 난치성 중증 환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병원 내 보험부서는 '잘해서 본전 부서'로 통하고 있다.
심사평가원의 엄격한 심사기준으로 보장성 강화에 따른 진료량 만큼 삭감률을 최소화하기가 수월치 않은 게 현실이다.
박양미 과장은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는 순간부터 집으로 복귀할 때까지 진료비를 관리하면서 환자들의 불편이나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면서 "의료진도 진료를 도와주는 부서로 인식하면서 힘들고 고된 업무지만 병원 발전에 기여한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는 "진료비심사과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만큼 대다수가 경력 10년차인 경력직이다. 자기계발을 위해 올해도 석사 과정 2명과 박사 과정 1명 등 직원들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일요일에도 조용히 나와 업무에 임하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감사하고 고마움을 느낀다. 저녁이 있는 삶을 꿈꾸고 있지만 보험 업무 특성상 정시 퇴근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양미 과장은 끝으로 "복지부에 한 가지 바람은 병원 보험부서 직원들의 청구 노력을 수가 등 보상책으로 인정해주길 기대한다. 건강보험 EDI 청구가 안정화되고 지속 유지되는 것은 병원별 보험부서 직원들의 노력이 배어있다"며 급여청구 별도 보상책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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