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지난 8일 WHO(세계보건기구) 스위스 제네바에서 복귀한 이중규 기술서기관(고려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을 심사체계 개편 TF팀장으로 인사 발령했다.
박능후 장관은 이날 건강보험정책국(국장 노홍인) 산하 보험급여과 내 심사체계 개편 TF팀을 신설한 셈이다.
의료계는 복지부 심사체계 개편 TF팀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복지부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심사 청구 건수 증가를 감안할 때, 현 행위별 수가의 건별 심사체계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 의료단체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심사평가원의 엄격한 급여기준과 삭감 개선 요구도 TF팀 신설에 일조했다는 시각이다.
현재 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과 약국 등 9만 개소에 달하는 요양기관의 건강보험 청구분을 건별 심사(전산심사 포함)로 처리하고 있다.
건강보험 요양기관 심사 건수는 이미 연간 14억건을 넘어선 상태로, 의료급여와 산재보험 등을 추가하면 연간 15억건에 달하고 있다.
심사평가원 원주 본원과 지역별 10개 분원의 심사 전담 직원은 현재 650~700명이다.
심사 전담 직원 1명이 건강보험 청구심사를 연간 200만건 처리하는 셈이다.
문제는 40년간 지속된 건별 심사체계를 어떻게 개선하느냐이다.
복지부는 현정부 출범 이후 건별 심사를 기관별 심사로 전환하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심사평가원의 심사평가 시스템은 여전히 건별 심사 방식이다.
복지부 밑그림은 전체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사 당 의료행위를 일일이 급여기준을 잣대로 면밀 심사하는 현 심사체계를 기관별 경향 심사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A 의료기관이 유사 의료기관에 비해 특정 의료행위 관련 과도한 청구 조짐을 보일 경우 면밀 심사를 통해 부당청구나 과잉·착오청구 등을 걸러 내겠다는 의미다.
겉으로 보면 심사 삭감 완화이나 아직 단정하긴 이르다.
심사평가원 심사운영실(실장 김두식)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건별 심사가 기관별 심사로 전환되더라도 건강보험 재정 관리 차원에서 엄격한 관리방안은 필요하다. 복지부와 논의해 국민과 의료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심사체계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기관별 심사에 대비한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심사체계 개선에는 의료기관 청구 심사 뿐 아니라 적정성 평가와 의료 질 평가 등 심사평가원의 각종 의료기관 대상 평가도 포함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심사청구 건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행 건별 심사의 지속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심사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번 TF팀 신설은 심사체계 개선 속도를 내겠다는 복지부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심사평가원의 각종 평가를 대해 의료기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다양한 적정성 평가와 의료 질 평가 등의 개선방안도 함께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심사체계 개편 TF팀의 운영기간을 정하지 않은 상태이나, 방대한 심사 시스템을 개선하는 만큼 적잖은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계에서 '심평의학'으로 불리는 심사평가원의 통제식 심사 체계가 복지부의 심사체계 개편 TF팀 신설로 어떻게 변모될지 요양기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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