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의료와 커뮤니티 케어 등 지역돌봄사업을 잇는 연계 방안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일본이 도입한 개호보험과 같은 한국형 개호보험이 시급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회복기 재활병원을 꼽았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과 대한재활의학회는 10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초고령 사회를 대비한 의료와 지역사회 돌봄 연계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의료와 커뮤니티 케어를 잇는 효율적인 연계 방안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며 각자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상헌 대한재활의학회 차기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넘어가고 있지만 공공의료기관과 민간의료기관간, 또한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에 정책 분절로 의료와 복지를 연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지자체 바우처, 복지관 등 자원이 하나로 통합돼 있지 않다"며 "상급종합병원과 회복기병원, 요양병원, 요양시설의 기능이 나눠져 있어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서 찾아가야 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에서 도입하고 있는 개호보험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개호와 의료, 개호예방, 생활지원이 일체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결국 급성기 치료 후 사회로 복귀하는 접점에 재활의학의 특성이 있는 만큼 재활의학과를 재활의료체계로 가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며 "일본과 같이 회복기병원, 요양병원-요양원 복합체, 커뮤니티 케어로 이어지는 충분한 인프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뜻을 같이 했다. 이미 병원과 복지시설 중심의 환자 관리 시스템은 한계에 봉착한 만큼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

김승연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우리 사회에서 돌봄은 개인과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피할 수 없는 굴레"라며 "사회적 입원이 만연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병원과 복지시설 중심의 케어 시스템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결국 급성기병원에서 회복기 재활병원으로 또다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로 이어지는 가운데 건강생활지원센터와 보건소, 돌봄서비스센터의 역할을 추가해 효율적인 커뮤니티 케어 모델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예산이다. 이로 인해 이날 토론회에서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영건 차의과대학 교수는 "급성기병원에서의 의료서비스와 요양시설의 돌봄서비스간에 괴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결국 의료와 복지를 더하는 체계가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가가 아니겠나"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결국 재활병원과 요양병원의 기능이 혼재해 있는 상황을 정리하고 적절한 수가를 지원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또한 사회적 입원을 막기 위해서라도 환자본인 부담금을 조정하는 방식의 정책으로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회복기 재활병원이 이렇듯 의료와 커뮤니티 케어를 잇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결국 재활병원이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준다면 커뮤니티 케어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정부가 커뮤니티 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현재 회복기 재활병원 시범사업을 본 사업을 전환해 급성기병원과 커뮤니티 케어를 잇는 연계방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내년 7월 안에 본 사업을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회복기 재활병원은 의료진을 비롯해 물리치료사 등 상당한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팀별 수가를 제공하거나 일본처럼 전체적인 재활치료에 대한 묶음 수가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며 "또한 전문병원과 중소병원, 요양병원간 기능이 모호한 만큼 이들을 재활병원으로 유도해 회복기 재활병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