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점안제의 약가 인하와 더불어 최근 국민참여위원회가 급여 퇴출 최우선 순위로 점안제를 지목하면서 안과 전문 제약사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자체 생산 시설없이 위탁 생산에 의존해온 제약사들이나 점안제 매출 비중이 적은 제약사들의 경우 약가 인하에 이어 급여 퇴출이 현실화되면 실익이 전혀없다며 안과 시장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안과 전문 업체나 점안제 품목을 취급하는 제약사들이 약가 일괄 인하에 이어 급여 퇴출 여론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공개된 보험약제정책 관련 건강보험 국민참여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따르면 국민참여위는 경증질환 치료 의약품 중 급여 제외 가능한 의약품으로 1회용 점안제(인공눈물, 64%)를 1순위로 꼽았다.
국민참여위의 결정은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복지부는 향후 건강보험 의약품 정책 수립 시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 의견과 함께 국민참여위 의견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
7월부터 시작된 약가 재평가에 따른 점안제의 약가 일괄 인하에 이어 급여 퇴출론이 나오면서 제약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히알루론산나트륨 0.1% 농도 점안제의 경우 일반약으로 분류됐지만 안과의사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일반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전무한 실정이다.
A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약가 인하와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지만 비급여 전환에 대해선 긍정이든, 부정이든 제약사가 입장을 내세우기 어렵다"며 "대부분 처방권을 가진 안과의사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일반약 시장은 쳐다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약 시장에 의견을 내는 건 곧 처방권을 가진 의사들에게 밑보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발사르탄 사태 이후 제네릭 난립을 막자는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점안제 급여 퇴출설이 나온 게 아닌지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모 제약사의 경우 TV매체를 통해 일반약 점안제 광고를 진행하다 의료진의 불매운동으로 1년도 안돼 광고를 접은 바 있다. 농도와 상관없이 점안제 전체 품목을 비급여로 하지 않는 한 일반약 점안제 시장의 활성화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B 제약사 관계자는 "일반약으로 매출액 100억원을 넘어 500억원 수준까지 이른 대형 품목들이 있어 안과 전문 업체들의 경우 점안제의 비급여화나 일반약 전환에 눈독을 들이는 곳도 있다"며 "약가 인하로 실익이 남지 않는다면 차라리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제약사 입장에서 처방권자의 눈치 때문에 이런 입장을 공식적으로 말하기 어려워 제약사 차원의 여론을 만들 수는 없다"며 "약가 인하와 맞물려 각 제약업체들마다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C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점안제로 연 5억원 정도 매출을 올릴 뿐 실제 순이익은 그보다 훨씬 적다"며 "약가 인하 행정소송에 참여하고 있지만 약가 인하가 확정되거나 비급여가 결정된다면 더 이상 안과 시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련의 점안제 관련 행정 규제들로 매출 비중이 적은 회사 입장에서 점안제 품목은 계륵"이라며 "최근 논리캡(Non-Recap)과 관련한 행정소송이 진행중으로 만일 논리캡 방안까지 확정된다면 점안제 품목을 포기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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